엘살바도르 정부가 소득세나 재산세 등을 매기지 않는 '비트코인 도시'를 짓는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도시 건설을 위해 '비트코인 국채'도 세계 최초로 발행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미자타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콘차과 화산 인근에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한다”면서 “비트코인 도시에는 주거지, 상업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서 완전한 생태계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 도시에는) 건설과 서비스에 쓰일 부가가치세 10% 외에 재산세, 소득세, 양도소득세 등 다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도시 투자자에게 영주권과 함께 시민권 패스트트랙 혜택도 부여할 계획이다.
도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에는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한다.
이날 삼손 모우 블록스트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부켈레 대통령과 함께 발표에 나서 “엘살바도르 정부는 리퀴드 네트워크(비트코인의 사이드체인)를 통해 10년물 달러표시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면서 “'화산 채권'의 절반은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반은 기반시설과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산 채권은 화산열로 채굴되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채권이다.
모우 CSO는 “비트코인 시세가 5년 안에 100만달러를 찍을 것”이라면서 “국채 기한이 만료되는 10년 뒤에는 연간수익률(APY)이 146%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도시 건설을 통해 엘살바도르가 '세계 금융의 중심'이자 '중남미의 싱가포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해외에 체류하는 엘살바도르 국민이 본국에 더 쉽게 송금하고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하도록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민 비트코인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1인당 30달러(약 3만6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전국에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기준 비트코인 최소 1100개를 국고로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