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잡스' 사기극 영화로 만든다

엘리자베스 홈즈役 제니퍼 로렌스 캐스팅
WSJ 기자 존 캐리루 '배드 블러드' 원작

엘리자베스 홈즈 전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왼쪽)와 영화 조이 예고편 속 배우 제니퍼 로렌스. 사진=테라노스 트위터, 20세기 센츄리 스튜디오
엘리자베스 홈즈 전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왼쪽)와 영화 조이 예고편 속 배우 제니퍼 로렌스. 사진=테라노스 트위터, 20세기 센츄리 스튜디오

'여자 잡스'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즈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

애플은 8일(현지시각) 배우 제니퍼 로렌스를 주인공으로, 엘리자베스 홈즈 전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의 사기극을 다룬 영화를 후원 배급한다고 밝혔다. 애플 스튜디오는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제작할 예정이다.

원작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존 캐리루의 저서 '배드 블러드: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이번 영화를 통해 아담 맥케이 감독과 제니퍼 로렌스가 다시 뭉친다. 어제 일부 극장을 통해 개봉한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에 이은 두 번째 호흡이다.

<엘리자베스 홈즈 전 테라노스 CEO. 사진=테라노스>
<엘리자베스 홈즈 전 테라노스 CEO. 사진=테라노스>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할 엘리자베스 홈즈는 한 때 '여자 잡스'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주목받는 실리콘밸리 창업자였다. 故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처럼 검은색 폴라티를 자주 입던 그는 유수 대학을 중퇴한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처럼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세 나이로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테라노스는 '작은 피 한 방울이 모든 것을 바꾼다(One tiny drops changes everything)'라는 슬로건으로 메디컬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 통칭 '에디슨'이라고 불리는 테라노스 샘플 처리 장치는 몇 방울의 피로 240여 가지 질병을 사전 검사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가격은 무려 기존 검사의 10% 수준.

혈액을 많이 채취할 필요도, 돈을 많이 지불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로 홈즈는 단숨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2015년 포브스는 홈즈를 순자산 45억달러(약 5조 2800억원)를 가진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배드블러드: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저자 존 캐리루). 사진=미래엔 와이드베리
배드블러드: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저자 존 캐리루). 사진=미래엔 와이드베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떠오르던 유니콘 기업 테라노스는 2015년 캐리루 WSJ 기자에 의해 모든 사기행각이 세상에 밝혀진다. 테라노스 전 직원은 에디슨 기기가 처리할 수 있는 혈액검사는 극히 일부이며, 그 마저도 기존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캐리루를 통해 내부 고발했다. 사기극이 막을 내리며 테라노스의 가치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홈즈의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재판을 통해 유죄를 받으면 홈즈는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는 현재 전 남자친구인 라메쉬 '써니' 발와니(테라노스 전 최고운영책임자)의 억압으로 테라노스를 당시와 같이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엘리자베스 홈즈 이야기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의 번들 훌루를 통해서도 TV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지난 3월 29일(현지시각) 훌루가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주연으로 테라노스의 흥망성쇄를 다룬 TV 시리즈를 제작한다고 보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