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2월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후 11월(3.8%), 12월(3.7%),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물가가 다섯달 연속 3%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상승 이후 약 10년 만이다.
상품 물가는 전년 대비 4.3%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5.2%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1.78%포인트(P) 끌어올렸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19.4% 올랐고 가공식품 가격도 5.4%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휘발유(16.5%), 경유(21.0%), 등유(31.2%), 자동차용LPG(23.8%), 빵(8.5%), 수입승용차(5.2%)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의 상승세는 다소 꺾였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0.5% 하락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4%P로 나타났다. 돼지고기(12.4%), 수입쇠고기(26.7%), 국산쇠고기(5.1%), 딸기(20.9%) 등이 올랐으며 파(-59.8%), 사과(-20.0%), 양파(-41.8%) 등은 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5% 올랐다.
공공서비스(0.9%)보다는 개인서비스(4.3%)의 상승 폭이 가파르게 나타났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2009년 2월(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6.2%)의 상승률이 높았다. 품목별로는 외식 생선회(9.8%), 외식 소고기(8.2%), 보험서비스료(13.4%)의 상승률이 높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3.2% 올랐다. 201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4% 오르며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전년 대비 상승 폭은 2009년 6월 이후 최대였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4.1% 각각 상승했다. 식품 물가가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4.6%, 식품 이외 물가도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 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됐지만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3%대 상승률을 지속했다”며 “국제유가나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같은 대외 물가 상승 요인에 지정학 요인이 가세하면서 다음달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
최다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