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못한 기재부 '온라인 플랫폼 협업체계'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기획재정부가 추진해온 온라인 플랫폼 협업체계 구축이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놓였다.

기재부는 지난해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공개하면서 3월 추진방향으로 '온라인 플랫폼 범부처 협업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온라인 플랫폼 관련 정책 추진 방향을 두고 각 부처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공정위와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두고 갈등을 빚었고 최근에는 과기정통부도 합세해 플랫폼 규제 권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자 한 것은 각 부처에서 목소리를 내느라 제대로 된 정책 방향이 설정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재부는 협업체계에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플랫폼과 관련된 부처를 전부 포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정위나 금융위, 과기정통부 등 플랫폼과 관련이 있는 부처들이 많은데 각각 조금씩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 이를 조율할 협업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일방적으로 규제를 하기보다는 플랫폼에 대한 정책 방향을 하나로 수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재부 계획과 달리 온라인 플랫폼 협업체계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차기 정부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기재부 조직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했고, 정권이 바뀔 경우 정책 방향이 180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기재부가 뒤늦게 숟가락을 얹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기재부는 협업체계와는 별도로 한걸음모델을 통해 플랫폼 갈등을 중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 광고 플랫폼인 '강남언니'와 의협 간의 갈등,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변협 간의 갈등을 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무부처가 있는데 뒤늦게 한걸음모델에서 이를 다루는 것에 대해 '뒷북'이라는 비판도 함께 제기된 바 있다. 협업체계 구축도 마찬가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변수다. 윤 당선인은 플랫폼 다양성과 역동성을 감안해 섣부른 규제 도입은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과 소비자단체,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연합적 논의기구와 자율규제 틀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논의기구는 민간 자율기구 또는 민관 공동기구 형태로 추진된다.

다만 규제 최소화는 기재부가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추진하려던 방향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수위원회가 이제 막 꾸려진 만큼 새 정부의 국정과제 방향 등이 나와봐야 플랫폼 정책의 방향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