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784, 거대한 로봇 실험장"

네이버가 두 번째 사옥 '1784' 건물을 대규모 '로봇혁신 실험장'으로 활용한다. 자율주행 로봇에서부터 양팔 로봇, 드로잉 로봇까지 미래 서비스 로봇의 청사진을 담았다. 14일 네이버는 1784를 전면 공개하면서 “1784가 만들어 갈 '공간 혁신'은 로봇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공간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술 플랫폼'이자 테스트베드”라고 밝혔다.

네이버 직원들은 로봇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해서 택배도 원하는 위치에서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직원들은 로봇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해서 택배도 원하는 위치에서 받을 수 있다.

1784는 연면적 5만평, 지하 8층~지상 28층의 총 36층 규모다. 엘리베이터 수만 25대에 이른다. 거대한 사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루키'다. 루키는 사내 식당에서 임직원이 주문한 도시락을 배달하고, 택배도 수령해서 수신인인 목적지까지 알아서 가져다 준다. 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커피도 회의실로 배달한다. 네이버는 앞으로 1784 내 다양한 거점에서 루키를 기반으로 여러 형태의 서비스 시나리오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루키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에 원하는 층을 전달하면 아크가 스스로 층을 호출해준다. '루키'는 브레인리스 로봇이어서 클라우드 기반의 아크가 '두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내 매핑로봇 'M2'가 사옥 전체에 대한 디지털트윈 데이터를 실시간 제작해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업로드한다. 이 데이터는 로봇들의 측위와 경로 계획 등에 활용된다.

네이버가 연구중인 양팔로봇 앰비덱스
네이버가 연구중인 양팔로봇 앰비덱스

양팔로봇 '앰비덱스'는 1784 내 카페 등에서 배달을 마친 로봇 루키의 표면을 소독하는 파일럿 서비스를 테스트한다. 네이버랩스가 연구하고 있는 드로잉 로봇 '아르토원'은 사람의 붓터치를 학습해서 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테스트를 시행한다. 이들 로봇은 일상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고난도의 비전, 힘제어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이외에도 1784 내에서는 IPX(옛 라인프렌즈) 대표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 모습을 한 로봇들도 볼 수 있다. 이들은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로봇과 사람 간 상호작용 연구'라는 주제로 개발된 것으로, 네이버랩스의 HRI(사람-로봇 상호작용) 연구 과제 가운데 하나다.

네이버가 연구중인 드로잉로봇 아르토원
네이버가 연구중인 드로잉로봇 아르토원

로봇이 많은 만큼 이들만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ROBOPORT)도 있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돼 있어 로봇들의 수직 이동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로보포트 역시 아크와 연동됐다.

네이버측 관계자는 “1784가 로봇 친화형 빌딩이라는 점은 로봇 선행 연구에 있어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거대한 로봇 실험실에서 앞선 기술과 서비스들이 차례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