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2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갖고 2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만난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방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양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며, 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바이든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20∼22일 한국, 22~24일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방문에선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당선인과의 한미정상회담은 21일로 결정됐다. 대통령 취임 11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빠르게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대통령이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5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5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이 돼서야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을 먼저 방문하지 않은 것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9년 만이다.
또 미국 대통령은 그간 첫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선 안보·경제를 중심으로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의 구체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대응책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동맹 발전 및 대북 정책 공조와 함께 경제안보, 주요 지역적·국제적 현안 등 폭넓은 사안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아울러 이를 통해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순방을 통해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과의 양자간 및 한미일 3자간 협력 강화가 목표다. 쿼드를 비롯한 대중국 견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이에 동참할지도 관심사다. 백악관은 한미, 한일 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거론하며 “지도자들은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우리의 필수적인 안보 관계 심화, 경제적 유대 증진, 긴밀한 협력 확대를 위한 기회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장소와 시간 등은 협의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재임 중 상호 신뢰와 존경의 차원에서 한미 간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구체적인 회동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만남이 윤석열 정부 초기 한미관계 공고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