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 오창공장에 7300억원을 투입,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 나선다. 여기엔 테슬라에 공급할 '4680' 원통형 전지 양산 설비·생산이 핵심으로 포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파우치, 원통형 소형전지(규격 21700)에 이어 원통형 중대형전지(규격 4680)까지 갖추며 고객 다변화를 위한 핵심무기를 갖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2공장에 '4680 원통형 중대형전지' 생산라인 신설하고 오창1공장에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한다고 13일 밝혔다. 두 곳 모두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입, 연간 9GWh 규모 양산 설비를 구축한다. 1공장에도 1500억원을 투자해 4GWh 규모 원통형 라인을 증설한다.
LG엔솔은 이번 투자로 파우치에 이어 원통형 소형과 중대형 분야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4680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건 테슬라에 공급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4680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파나소닉에 이어 두번째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전지로 기존 2170(지름 21㎜, 길이 70㎜) 대비 용량 5배, 출력 6배가 개선된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 향상으로 전기차 주행거리가 기존 대비 16%가 향상되며,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개수가 줄어 시스템 관리에 용이하다. 배터리 생산성도 크게 개선된다. 이 때문에 4680은 배터리, 완성차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적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는 4680으로 대체될 미래 원통형 중대형 전지 시장은 양극재 내 니켈 함량 비중이 60% 이상인 NCMA·NCM 하이니켈 배터리가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하반기 세계 최초로 NCMA 배터리를 양산하는 등 하이니켈 분야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를 원통형 폼팩터에 적용해 소재 경쟁력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또 이번 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기존 파우치뿐 아니라 원통형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회사는 다른 배터리 경쟁사와 달리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차, 폭스바겐, GM, 르노, 볼보, 스텔란티스 등 가장 많은 완성차 고객사를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만 30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원통형 전지를 주로 생산하는 경쟁사 일본 파나소닉의 경우 특정 업체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고, 중국 CATL 역시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이 회사는 최근 원통형 배터리 진출을 밝혔으나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대비 기술력과 양산 경험이 현저하게 적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CEO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공급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파우치, 원통형 등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고객 요구에 적시 대응하며 고객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