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비서실장 사퇴....이준석 당대표 고립구도

국민의힘 당내 이준석 대표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박성민 비서실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친윤(윤석열)계파를 중심으로 한 전방위 압박에 이 대표가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한편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격을 시사하면서 두 진영간 전면전이 예상되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박 실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실장의 사퇴는 대선 승리 직후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여만이다. 박 실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동행했었다.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영일만대교 현장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영일만대교 현장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은 박 실장의 사퇴에 대해 친윤계와 이 대표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미 두 진영이 되돌리기 힘든 수준까지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실장 사퇴가 이 대표에게 미치는 실질적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당내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로, 이 대표와의 접점이나 친밀도는 크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가교점이 사라지고, 친윤계의 이 대표 선긋기가 공식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SNS를 통해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며 본인의 현재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지칭한 '그들은' 친윤계 인물들을 겨냥한 것으로 본격적인 반격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대선기간 윤석열 캠프 구성 당시 당대표 패싱논란이 있었을 때도 이 대표는 “그러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고 잠적한 바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