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선불충전금' 증가액 1위…e커머스 '규모 늘리기' 사활

'충성고객 확보' 경쟁력 주요 지표
포인트 적립 등 리워드 혜택 확대
네이버, 2분기 974억…60억↑
쿠팡, 833억→870억 '맹추격'

네이버 '선불충전금' 증가액 1위…e커머스 '규모 늘리기' 사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e커머스 상위 5개사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

국내 주요 e커머스 플랫폼에 예치된 선불충전금이 지난해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쇼핑몰에 미리 쓸 금액을 결제해 두고 적립 등 리워드 혜택을 노리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선불충전금이 충성도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떠오른 만큼 회사마다 규모 늘리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상위 5개 업체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2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2680억원과 비교해 약 120억원 늘었다. 플랫폼별로 네이버가 9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87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양사는 선불충전금 규모 면에서도 경쟁업체를 압도했다. 그 뒤를 이어 지마켓 517억원, SSG닷컴 388억원, 11번가 53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

네이버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네이버페이포인트는 높은 적립률을 앞세워 결제 예치금이 빠르게 늘었다. 네이버페이포인트 선불충전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1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74억원으로 약 60억원 증가했다. e커머스 주요 5개사 선불충전금 전체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쿠팡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833억원에서 올해 870억원으로 약 37억원 늘었다. 쿠페이머니는 현금을 쿠팡 간편결제에 미리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전자지급 수단이다. 최대 200만원까지 예치할 수 있다.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영향을 받았다. 지마켓 스마일캐시 선불충전금 잔액은 지난해 말 516억원에서 올해 517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관계사인 SSG닷컴의 SSG머니와 포인트 전환 기능을 도입한 영향이다.

신세계는 스마일캐시 포인트를 SSG페이 선불결제 수단인 SSG머니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휴사가 많은 SSG머니로 포인트를 옮기는 고객이 늘었다. 실제로 같은 기간 SSG머니에 쌓인 충전금 규모는 369억원에서 388억원으로 약 20억원 늘었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선불 전자지급 수단 발행 대가로 지급한 금액이다. 이벤트를 통한 무상 포인트를 제외하고 상품권 전환금이나 결제 적립금 등 유상 포인트가 해당한다. 회사는 그 가운데 대금결제·환급 등에 사용된 금액을 차감한 잔액과 운용 현황을 금감원 이용자 자금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개한다.

선불충전금은 고객 결제 편의성뿐만 아니라 잠재 매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예치된 충전금이 많다는 것은 해당 플랫폼에서 돈을 쓰는 고객의 수요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고객 선불 충전을 유도하기 위해 결제 시 더 많은 포인트를 적립시켜 주고 있다. 쿠팡도 결제계좌를 등록하면 정기적으로 자동 충전되는 등 편의를 제공하며 충전금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 '선불충전금' 증가액 1위…e커머스 '규모 늘리기' 사활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