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가 BBB내셔널 프로그램과 이용자 데이터 보호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의 자율규제 성공 선례를 만들기 위함이다.
BBB 내셔널 프로그램은 개인정보보호·비즈니스 광고 관행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수립하는 글로벌 비영리단체다. 산업의 자율규제 프로그램을 감독한다. 광고와 어린이 대상 마케팅, 개인정보보호 등 전문 분야에 대한 비즈니스 조언을 제공한다. 구글, 줌, 디즈니, 현대차,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내에서는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침해, 폭행, 성범죄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발생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가 미성년자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알아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가상세계 안에서 아바타를 성추행하는 등 메타버스가 떠오르기 전에는 발생하지 않던 사회 이슈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확정)에 2690건 발생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는 2021년(잠정)에 4349건으로 62%나 늘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플랫폼의 초국적성 때문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페토 이용자의 90%는 해외에서 접속한다. 가해자의 거주지가 외국이라면 신병 확보도 어렵다. 메타버스 성범죄에 대한 입법 공백 때문에 처벌도 경미하다. 현재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외에 큰 틀에서 메타버스 내 성범죄를 정의하고 처벌하는 내용을 다룬 법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가상 세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기존 법으로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스토킹처벌법, 청소년성보호법 등에서 온라인 성범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지만 아바타 대상 성범죄에도 적용이 될지는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예방'에 방점을 찍었다. 네이버는 협력을 통해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기준을 개발하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제페토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페토 주요 이용 연령층인 13~24세의 개인정보보호 강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페토가 지난달 28일 미성년자의 안전을 위해 발표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외에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포된 가이드라인은 △성적 행위 및 나체 노출 △자살 및 자해 △폭력 △위험한 행위 및 위험한 조직 결성 △혐오행위 △괴롭힘 및 따돌림 △불법 행위, 규제 물품 및 서비스 도입 등을 제페토 내에서 금지했다.
이와 함께 제페토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안전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자율규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메타버스 윤리 기준 논의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빠르게 진화는 온라인 리스크, 사용자의 피드백과 경험, 그 외 대내외적인 피드백을 반영하며 제페토 커뮤니티를 공고히 보호하도록 다양한 단체와 협업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