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혁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스펙트럼 플랜을 연내 수립한다. 전기차 무선충전,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 성장에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사전에 확보해 미래 사업 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접근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9일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방문해 현대자동차가 규제 샌드박스로 실증 중인 전기차 무선충전 설비를 점검하고, 새로운 주파수가 필요한 신산업 분야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대자동차는 간담회에서 전기차 무선충전 실증을 위해 활용 중인 85㎑와 같은 신산업 주파수에 대한 수요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아 전파가 이동통신 분야를 넘어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 융합되고 있는 만큼 산업계에서 주파수를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연내 신산업을 위해 필요한 주파수 공급방안을 확보, '디지털 혁신 지원을 위한 스펙트럼 플랜'을 마련한다. 세계 최고 네트워크 구축 및 디지털 혁신 가속화라는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디지털 신산업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미래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현대자동차는 또 개별 장소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무선충전기에 대한 관리가 지나치게 엄격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무선충전기 관리방식 변경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자동차는 20개 장소에 23기의 전기차 무선충전기를 구축하고, 22대의 무선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를 운영하는 등 서비스 특례 실증을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시장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전파는 다른 주파수와 기기 등에 혼·간섭을 일으킬 수 있고, 인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학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인 무선충전 기술이 발전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주파수 수요와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정부의 선제적 주파수 공급과 제도 개선이 앞으로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