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소프트 로봇 '베이맥스'가 보여준 미래

디즈니플러스 애니메이션 베이맥스
디즈니플러스 애니메이션 베이맥스

“안녕하세요, 전 베이맥스에요. 이렇게 말할 땐 의료적 처치가 필요합니다. '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베이맥스!' 속 가상마을 샌프란소쿄에서 시민 건강을 책임지는 사랑스러운 힐링 로봇이 있다. 베이맥스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목소리가 들리면 어느새 환자 앞에 나타나 증상을 진단하고 처치하는 공기주입식 의료 로봇이다. 베이맥스!는 2014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빅 히어로' 스핀오프다.

베이맥스는 갑자기 본인 상태를 스캔하는 모습에 당황한 사람이 도움을 거절해도 꿋꿋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한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베이맥스의 선한 의도와 다르게 때로는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베이맥스는 환자를 치료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어루만져준다. 생선 알레르기 발현으로 생업을 잃게 된 음비타가 두려움을 느끼자 베이맥스는 두려움은 변화나 예측 불가한 일을 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도 힘이 돼 준다.

베이맥스는 실제로 미국 카네기멜런대(CMU) 로봇연구실 팽창식 의료 로봇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한 캐릭터다. 베이맥스가 교통사고로 차 밖으로 몸이 튕겨져 나오는 탑승자를 몸으로 받쳐 충격을 흡수하고 목숨을 구하거나 사람을 폭신한 몸으로 꼭 껴안아 주며 친밀감을 쌓는 장면 등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공기로 부풀리는 특성상 딱딱한 금속 로봇에 비해 굉장히 가벼우며 사람과 접촉이 필요할 때도 훨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로봇 내부가 액체나 기체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낮다. 공기를 빼 부피를 줄이면 휴대가 편리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재질 로봇은 친근감을 형성, 사람을 직접 대하는 간병로봇으로 제격이다.

카네기맬런대 로봇연구팀은 베이맥스와 동일한 구조 로봇을 팔 부분까지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으며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브리검영대에서는 베이맥스처럼 몸을 부풀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형 소프트 로봇 '킹 루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오일권 KAIST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나노물질인 맥신을 이용, 나비가 날갯짓을 하듯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로봇용 인공근육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으로도 소프트 로봇 분야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상용화되면 인체 내에서 장기에 손상을 주지 않고 치료를 하거나 신체를 절개하지 않고 수술하는 의료용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다. 베이맥스처럼 사람과 정신·물리적으로 소통하는 간병로봇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의료뿐만 아니라 재난 현장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는 재난구조용 로봇, 예측 불가 환경에서 사용되는 우주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인류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찾아가는 귀엽고 다정한 힐링로봇 이야기 '베이맥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