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이라고 불리는 총체적 위기로 말미암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 K-콘텐츠는 세계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게임', 최근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다양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핵심은 게임 콘텐츠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17%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 가운데 약 70%를 책임지는 게임산업은 대한민국이 '콘텐츠 매력 국가'임을 상징한다. 특히 디지털전환이라는 큰 변화 속에 게임은 향후 콘텐츠 소비의 중심이 될 MZ세대에게 최적의 접근성과 연결성을 제공하면서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유명 게임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정보기술(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인수하면서 “게임은 현재 모든 플랫폼에 걸쳐 가장 역동적인 엔터테인먼트 분야”라고 평했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 기반 융합형 플랫폼과 콘텐츠의 확산 중심에 게임이 자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임에 관한 이런 긍정적 전망의 근거는 바로 지식재산권(IP)에 있다. 현재 게임 기업을 포함한 국내외 거대 콘텐츠 기업은 콘텐츠 IP를 활용한 크로스 미디어 전략, 즉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용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글로벌 지향성이 강하고 문화 할인이 적은 게임 IP는 크로스 플랫폼과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를 지켜보면서 우리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수한 IP를 계속 만들어 내는 선순환 산업구조가 필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산업구조는 아직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업이 발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오늘날 게임산업의 세계적 성공은 게임산업 종사자와 기업이 노력한 결과다. 창의적이고 전문성 있는 종사자와 도전적인 기업문화의 게임사 간 시너지는 우수한 IP라는 열매를 맺었고, 우리 게임시장 규모를 세계 4위로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게임 기업은 IT 산업의 무한한 영역 확장으로 말미암은 인력 유출과 인건비 상승, 신규 인력의 전문성 약화라는 악재로 큰 어려움도 겪고 있다. 인력 수급 문제는 스타트업 창업을 막고 중소기업의 게임 제작과 출시를 어렵게 하며, 대형 게임 기업들의 세계시장 경쟁력 또한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우수 게임 IP의 개발을 위한 민간 노력을 뒷받침하는 정부 지원정책이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소게임사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제작 및 수출 지원과 함께 게임 개발·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지원해 왔다. 게임인재원을 설립해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곧 두 번째 졸업생을 배출하는 게임인재원은 앞으로 정원 확대와 전임교수 충원, 게임학과 연계 강화 등을 통해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는 게임을 K-콘텐츠 대표 장르로서 국정 과제에 반영하고, 게임 개발 단계(기획-제작-해외 진출)별 지원 강화와 함께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는 게임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해소에 이러한 사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각 사업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산업 환경 변화의 흐름을 반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력 수급의 숨통을 트는 한편 현장 맞춤형 지원으로 기업의 부담을 줄여 주고자 한다. 중국 판호,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등 현안 논의를 위한 민간과의 소통과 협력도 필수다. 우수 IP가 계속 개발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업계와 학계, 이해관계자들의 정책 참여도 적극 보장할 방침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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