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주 언급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를 반영한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이다. 산업별로 특색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설계, 예측, 의사결정 등의 지원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와 유사하게 디지털센싱트윈은 센서신호를 기반으로 유지·보수, 안전 진단, 사고 예측 등을 수행하는 센서 기반의 디지털 트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포함한 디지털기술 혁신은 세계적 추세다. 스마트시티, 공공인프라, 교통, 제조, 의료, 물류 등 분야별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시장보고서 전문 발간업체 마켓앤드마켓(Market & Market)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세계시장은 2020년 3조원 규모에서 2026년 50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트윈 기술이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공산은 계속 높아 가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화도 센서네트워크,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트윈 등을 망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화 과정의 가장 높은 단계다. 실제로 최근에는 실물 인프라 구축 시 제약 조건이 많고 투자 대비 경제적 효과가 낮다고 보기 때문에 신규 구축보다는 유지·관리에 투자 비중을 늘려 가는 추세다. 핀란드, 독일, 영국, 싱가포르, 미국 등 나라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를 위한 연구개발·시범사업 등 계획을 수립한 뒤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연구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면서 2000년대부터 일찌감치 주목받아 오던 구조물건전성모니터링(SHM) 기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리는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각종 인프라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한계수명이 있는 모든 기반 시설 교체는 어렵기 때문에 정확히 진단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이 최선이다.
기존 SHM 방식은 구조물의 임계 값 예측이 정확하지 않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정해진 때가 되면 교체하거나 보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정확한 유지·보수 시점을 정하기 위해 광섬유분포센서,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다양한 임베디드 센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SHM과 디지털 트윈 모델을 접목한 디지털센싱트윈은 관리자가 모니터링 대상을 관찰하고 최적화하거나 일상적인 운영 조건에서 벗어난 비정상인 상황을 정확한 데이터 정보에 입각해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얼마 전 정부가 제시한 디지털혁신 가운데 스마트빌리지, 스마트인프라, 경계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민간 데이터 생성 및 서비스와도 맞닿아 있다.
이처럼 SHM과 디지털 트윈이 결합된 디지털 센싱트윈은 감시 대상을 설명하는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시공간, 주변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실제 시스템의 수명 주기 동안 업데이트된 입력 데이터를 지속 축적하면 시간 경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예측·예방할 수 있다. 기대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활동을 최적화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디지털 트윈은 센서기술과 함께 우리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인프라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기술임은 분명하다. 다만 디지털 트윈과 센서 각각의 관점에서 이를 어디에 적용할지,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할지, 설정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 구성 요소에 필요한 성능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SHM을 비롯한 광분포센서가 디지털 트윈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디지털센싱트윈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해 줄 기술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명진 한국광기술원 광정밀계측연구센터장 mjinkim@kop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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