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지능형 전력망' 산업 생태계 거점 기반 마련…실증시험 핵심 인프라 구축

KERI 등 50㎾ 그린수소 생산설비 등 16종 확충
140건 시험평가, 100여건 기술지도, 200명 인력양성
AI와 에너지 결합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구축 활용 프로세스.
AI와 에너지 결합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구축 활용 프로세스.
광주에너지밸리일반산업단지내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그리드본부에 구축한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광주에너지밸리일반산업단지내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그리드본부에 구축한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최근 수도권으로의 산업 및 인구 집중으로 인한 지역별 전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력 소비는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높지만, 발전 설비는 비수도권에 주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경기의 전력 자급률은 각각 약 10%와 62%에 불과하다.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전력망 확충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나 환경 훼손 우려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2월 향후 5년간 3조7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분산형 전원 비중을 18.6%로 확대하는 '제3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스마트한 전력 소비 체계 구축, 전력계통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지능형 전력망은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수요자 간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는 차세대 전력인프라 시스템이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송배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전력 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분산에너지 특별법'도 시행했다.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송전망 건설의 부담을 줄여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지능형 전력망 기술의 보급과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그리드108본부가 지능형 전력망 실증 시험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광주지역본부.
한국전기연구원(KERI) 광주지역본부.

KERI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광주지역본부(KETI), 한국광기술원(KOPTI)은 산업통상자원부, 광주시 등으로부터 86억원을 지원받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스마트특성화 기반구축 사업인 '지능형 전력망 부품 및 시스템 산업' 과제의 주관 및 참여기관으로 선정돼 2022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년 간 업무를 수행했다.

사업 주요 활동은 올해 지능형 전력망 실증 시험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광주시에 구축하고, 기업 지원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해 지능형 전력망 기술의 보급 및 생태계 구축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서 구축한 지능형 전력망 실증 시험 인프라는 총 16개 종이다. 세부적으로 △50㎾급 그린 수소 생산설비 △배터리 및 태양광 분산자원 4종 △전력변환 설비 시험평가 6종 △전자기 환경 성능 평가 2종 △전력망 통신 평가 4종 등으로 구성했다. 구축한 인프라 설비의 이용 건수는 180여 건, 지능형 전력망 시험평가는 140건에 달했다. 기업 기술 지도 100건과 전문인력 200명 양성이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KERI 등 주관기관 및 참여기관은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구축으로 에너지신산업분야 개발을 위한 지능형 전력망 기술의 장기실증운전과 신뢰성평가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DC전기전자산업육성센터 EMI 챔버내 전력변환기 시험.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DC전기전자산업육성센터 EMI 챔버내 전력변환기 시험.

김태현 KERI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우리 본부가 2021년 창원에서 광주로 이전하면서 지역산업 발전을 꾀하고자 진행했다”며 “사업의 결과로 지능형 전력망 핵심 설계기술에서 장기 실증 시스템 운영 기술까지 원-스톱으로 광주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산업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성과의 의의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번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구축을 계기로 기업에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을 이전하는 등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업 의견을 수렴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식 광주시 에너지산업과장은 “이번 사업은 지난 2020년 창원에서 광주로 모셔온 스마트그리드 본부의 연구개발 및 기업지원을 더욱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 전기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