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USB형 OTT박스를 꽂으면 250개 채널을 볼 수 있는 ‘한국판 크롬캐스트’가 나왔다.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손바닥 보다 작은 USB형 OTT박스 하나로 일반TV를 스마트TV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하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사진을 모두 TV로 전송해 볼 수 있다. 대중적으로 보급되면 스마트TV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무료 N스크린 서비스업체 에브리온TV(대표 권기정)는 18일 USB형 OTT(Over the top)인 ‘에브리온TV 캐스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TV HDMI 단자에 연결하면 모바일 에브리온TV의 250개 채널을 TV에서 바로 시청할 수 있다. 사진 촬영, 영상통화 등 스마트폰 전용 기능도 TV의 넓은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다.
화질도 낮지 않다. 스마트폰에서 HD급이면 TV에서도 HD급을 볼 수 있다. 프로젝터, PC 모니터 등 다양한 스크린에서 사용할 수 있어 학생이나 직장인들 프리젠테이션 시에도 유용하다.
OTT 외에도 미라캐스트 기능을 추가해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구글 크롬캐스트는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어댑터다. 와이파이로 영상 등을 수신해 TV에서 스트리밍하는 기기다. 크롬캐스트가 지원하는 앱은 유튜브, 넷플릭스, 구글 플레이 뮤직 등이다.
에브리온TV는 여기에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 기술을 활용해 ‘미라캐스트’ 기능을 넣었다. 미라캐스트는 스마트폰에 담긴 동영상, 사진, 모바일 게임 등을 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 콘텐츠를 TV로 바로 전송해 볼 수 있다.
에브리온TV 캐스트는 24일부터 정식 출시된다. 판매와 유통은 전국 4000여개 통신 소매점을 대상으로 ‘착한 판매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미디어원과 협력한다.
에브리온TV는 초기에는 기업 대상(B2B)으로 팔고 추후 개인 소비자에게는 9만9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구매 문의와 자세한 정보는 에브리온TV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브리온TV 캐스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스마트 TV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일반 TV를 스마트 TV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기정 에브리온TV 대표
“10만대 이상 팔겠다.”
권기정 에브리온TV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 대표는 “모든 기기에서 에브리온TV를 이용할 수 있는 올스크린 전략과 커다란 TV(빅스크린) 트렌드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했다”며 “에브리온 캐스트를 이용하면 영상, 사진뿐만 아니라 연내 잡지 퍼블리싱을 할 계획이어서 TV로 책까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브리온TV는 무료·다채널·멀티OS를 지향한다. 지난해 에브리온TV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수급해 설립 초기 30개 채널에서 250개까지 확장했다. 현재 팟캐스트와 웹 채널까지 제공한다. 확장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이번에는 모바일과 TV를 잇는 미니 기기를 내놨다.
권 대표는 “스마트폰과 TV가 있는 사람은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며 “우리는 채널이 무료인 게 가장 큰 장점으로 채널사용사업자(PP)도 자신의 채널을 확장할 수 있는 새 윈도가 생겨서 윈윈”이라고 말했다.
에브리온TV는 무료 서비스라 저작권 문제와 OTT 기기 출시가 다른 N스크린 서비스보다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권 대표는 “2014년의 새로운 모바일 트렌드는 ‘미라캐스트를 이용한 빅 스크린과 연결’이 될 것”이라며 “에브리온TV 캐스트가 미라캐스트 제품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