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페이스북의 3조원짜리 인수제의를 거절해 화제가 된 회사가 있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밖에 안된 ‘스냅챗’이다. 거액 인수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공동창업자 간 거액의 소송으로도 유명하다.
2011년 봄, 브라운과 스피겔은 스냅챗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해 여름방학동안 산타모니카 해변에 있는 스피겔의 아버지 집에서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코딩이 필요해 친구 머피를 동참시켰다. 서비스를 오픈한 지 사흘만인 그해 7월 23일, 그들은 대박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후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스피겔과 머피는 브라운을 배제하고 주식을 한 주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8월 중순부터 대립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으로 돈방석에 앉은 마크 주커버그 역시 사업 소유권 분쟁으로 송사에 휘말렸다가 거액의 보상으로 합의한 경험이 있다.
사업이 잘 안되면 모든 게 다 괜찮다. 공동창업자들도 더 친밀해 진다. 서로 돕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업이 잘 되거나, 잘 될 것 같은 징조만 보여도 문제가 생긴다.
서로 말이 달라진다.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의 해석이 달라진다. 좋았던 친구가 섭섭하게 행동한다. 불만이 넘치고, 서로 불안해하고 믿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지만 그건 누구도 모른다.
100% 지분을 갖고 있어도 직원들이 비즈니스모델을 베껴 경쟁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잦다. 공동창업의 경우 시작 시점에 반드시 주주 간 계약 혹은 공동창업자간 계약을 맺어야 한다.
협의하고 넣어야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역할과 지분, 지적재산권 소유 △의무사항, 근무기간, 전임근무, 파트타임 근무 여부와 기간 △소유주식의 매매 제한, 위반 시 반환 조건과 절차 △회사의 최종의사결정 방법 △경업금지 △계약의 종료 시점 등이다.
법률전문가가 아니어도 문법을 지켜 조리 있게 작성하면 좋은 계약서다. 인원 수 만큼 출력해 인감도장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각자가 한 부씩 나눠 가져라. 우정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호막이 될 것이다.
투자 의사가 있으니 주주 간 협약을 맺어오라고 했더니 깨져 버린 팀이 여럿 있다. 투명성과 윤리적 이슈외에 욕심으로 판을 깨는 건 소탐대실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