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미국에 뿌린 ‘로비 달러’가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로비 집행액은 물론이고 같은 기간 애플의 로비액보다 많았다. 애플과의 2차 특허소송 평결을 앞두고 우호세력을 확보하고자 전 방위 로비를 펼친 것으로 풀이됐다.
24일 전자신문이 미 의회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4년도 1분기 로비내역서’(Lobbying Report)에 따르면 올 1~3월 삼성전자가 미국 입법부와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쓴 금액은 총 147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삼성전자의 대미 로비액은 모두 122만달러였다. 애플과의 2차 특허소송 판결을 앞둔 지난 석 달간 쓴 로비자금은 작년 한 해 전체 지불액보다 25만달러 많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애플의 로비액(107만달러)보다도 40만달러 상회하는 액수다.
이 자금은 현지 전문 로비업체 ‘에이킨 검프’와 자회사인 삼성전자 아메리카에서 각각 102만달러와 45만달러씩 집행됐다.
에이킨 검프에서는 주로 특허소송과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로비가 이뤄졌다. 에이킨 소속 아홉 명의 로비스트가 이 업무에 배치돼 미 상·하원과 상무부(DOC), 국제무역국(ITA), 특허청(PTO), 무역대표부(USTR) 등을 전 방위로 상대했다. 이 밖에 에이킨은 기술교육과 통신정책 관련 로비에도 관여, 미 과기정책실(OSTP)과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상대로 로비를 펼쳤다.
삼성전자 아메리카는 중간에 별도 에이전시 없이 대미 로비전선에 직접 나섰다. 특허소송 개정을 위주로 소비자 사생활 보호와 사이버보안, 기술교육, 가전 폐기물 처리, 외국인투자, 법인세제 개선, 주파수 할당, 정보기술협정 등의 로비에 주력했다.
미국은 지난 1995년 제정된 ‘로비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 of 1995)’에 의거, 의원 및 연방공무원을 상대로 하는 모든 로비스트에게 의회 등록을 의무화하고, 그 활동내역을 정기적으로 서면(Lobbying Report) 보고토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미 로비자금 증가 추이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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