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SI 외치는 IT서비스업계](하·끝)그룹 계열 중견IT서비스기업, 탈SI 해법 `고심`

개정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시행에 따른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 과거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장 진입에 한계가 많은 금융IT. 과거 대비 크게 줄어든 그룹 계열사의 정보화 사업. 갈수록 악화되는 대외 SI사업의 수익성. 예측 불가능한 그룹 재무 유동성 위기.

상호출자제한집단 계열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직면한 경영 현실이다. 기존 SI 사업만으로는 과거처럼 기업을 운영하기 힘들다. 늘 신사업 찾기에 고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견 IT서비스기업 역시 탈SI 노력을 한다. 대표적인 게 에너지 사업 추진이다. 한화S&C는 에너지 컨버전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에너지 발전부터 소비까지 기존 인프라에 IT를 접목,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 전력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사업이다. 한화S&C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은 전체 10% 비중을 차지하지만 핵심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에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다수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에너지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룹 계열사 지원 경험 기반의 대외사업도 탈SI 도구다.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 지원 경험을 기반으로 유통·패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다. 매장자동화·모바일·마케팅 등 부분을 접목한다. KTDS도 KT에 적용한 클라우드와 정보보호 사업을 확대한다.

하드웨어(HW)와 SW 유통도 중견 IT서비스기업의 탈SI 수단이다. 코오롱베니트·신세계I&C·동부CNI·DK유엔씨 등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유통사업을 확대, SI매출을 대체했다. 코오롱베니트·동부CNI는 매출의 40% 이상이 유통 사업이다.

탈SI를 위해 중견 IT서비스기업도 다각도로 노력하지만 당장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에너지 사업이 그나마 현재로서는 기존 SI사업 매출을 대체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 너무 많아 지속가능성이 낮다. KT·SK텔레콤 등 통신사와 LG CNS·포스코ICT 등 대형 IT서비스기업 등 상당수가 에너지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룹 계열사 지원 경험 기반의 대외사업은 시장이 크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대기업은 대부분 계열 IT서비스기업을 두고 있어 관련 사업을 대외 발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HW·SW 유통사업은 전체 매출 규모는 키울 수 있지만, 수익성이 낮다. 재고에 의한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내부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모그룹의 재무 유동성 위기로 갑작스럽게 회사가 공중분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동양네트웍스와 동부CNI가 대표 사례다. 두 회사 모두 금융IT와 IT아웃소싱 등으로 탄탄하게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그룹 위기로 IT서비스 영역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부분을 매각한다.

중견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대형 IT서비스기업과 달리 추진할 수 있는 신사업은 제한적”이라며 “그나마 계열사 지원을 위해 수행한 다양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