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중국·신흥시장 붕괴…국산차 수출 `암울`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수출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과 신흥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국내 완성차 수출 실적
최근 4년간 국내 완성차 수출 실적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수출은 269만71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국산차 수출은 2012년 317만634대를 기록한 이후, 2013년 308만9283대, 지난해 306만3204대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올해는 300만대도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수출이 감소한 원인은 주요 수출시장인 신흥시장 불황과 국산차 업체 해외생산 증가, 환율 악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 브라질 등은 유가하락으로 내수시장이 침체되면서 자동차 시장이 붕괴됐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 회복이 지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체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전 업체가 부진했다. 르노삼성차는 닛산으로부터 위탁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덕분에 올 들어 11월까지 13만3745대를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4.7% 성장한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위탁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닛산 SUV `로그`
르노삼성자동차가 위탁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닛산 SUV `로그`

반면에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213만217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 물량이 2.7% 감소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저가공세’를 앞세운 현지 업체 부상으로 고전했다. 현대·기아차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4%에 달했지만 올해 6월 7.2%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월에는 시장 점유율이 8.9%로 3위에 올랐지만, 누적 점유율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2%포인트가량 감소한 8.8%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올 들어 11월까지 수출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42만417대를 판매했다. 판매 비중이 높은 레저용 차량(RV) 수출 물량이 9.4% 줄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판매 비중이 높았던 쌍용차는 올해 최악의 수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4만133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6% 감소했다. 러시아 경기 부진으로 시장에서 철수하고, 서유럽 시장을 개척해 판매 부진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수출 시장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FTA 관세 인하 효과 등으로 국산차 수출(금액 기준)이 1.0%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차 관세율이 사라진다. 유럽연합(EU)도 배기량 1500㏄ 이하 국산차 관세율을 내년 7월부터 받지 않는다. 국산차 4·5위 수출시장인 캐나다와 호주도 내년부터 수출 관세가 사라진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