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만든 곡에 맞춰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AI가 만든 안무에 맞춰 비보잉을 한다. 인간 고유 영역으로만 여겼던 창작분야 음악이 AI와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 창작 세상을 열었다.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 홍릉에 위치한 콘텐츠시연장에서 융합형 콘텐츠 협업 프로젝트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쇼케이스에선 지난 10주간 음악가, 비보이, 건축가, AI 전문가, 디자이너 등이 한데 모여 만든 프로젝트 6개가 공개됐다.
AI가 만든 안무를 비보이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프로젝트가 먼저 무대를 열었다. 키넥트를 이용해 비보이의 관절 음직임을 데이터로 쌓은 후 이를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춤을 만들었다. 비보이 김세옥 씨는 “4년간 비보이로 활동하며 쌓은 영상데이터와 인체의 관절 각도에 맞게 AI에 학습시켰다”면서 “AI가 인간창조 영역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셀럽과 팬을 이어주는 인공지능 챗봇도 소개됐다. 팬과 셀럽이 채팅을 하는 셀럽봇이다.
셀럽봇은 30억개 카카오톡 일상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팬과 셀럽이 채팅을 할 수 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 또는 새 앨범이 나왔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셀럽이 답해주는 식이다. 셀럽의 대답은 스캐터랩이 만든 AI엔진으로 이뤄진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2011년부터 인간 감성과 관계를 AI에 접목하는 것을 시도했다”면서 “셀럽봇은 팬과 셀럽을 더욱 친밀하게 이어주는 매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트모는 공간맞춤형 음악생성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날씨나 주변환경, 시간에 맞춰 AI가 음악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생성된 음악은 분위기와 상황에 맞게 연출됐다.
이외에도 플레이위드에러가 AI 개발자, 데이터 아티스트, 사운드 아티스트와 협업해 뮤직비디오에 맞춘 AI 작곡을 선보였고, 몽상지능도 AI 개발자와 작곡가가 함께 만든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몽상지능은 AI가 작사와 작곡에 모두 참여했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AI와 협업하면서 창작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장재호 한예종 교수는 “벽돌과 시멘트로 지을 수 있는 집은 한계가 있듯 음악 역시 악기가 발달하고 컴퓨터가 들어오면서 변화를 겪게 됐다”면서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을 음악가와 AI가 협업해 새로운 창작 세계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콘진은 내년에도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박경자 교육사업본부장은 “AI와 콘텐츠를 만나는 상상을 가장 친숙한 음악에 적용해보자 했다”면서 “AI가 가져온 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이번 프로젝트를 내년에도 확대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