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이 6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정부가 모빌리티업계의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기여금 산정 기준이나 면제 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부와 업계가 합의점을 찾았다. 김채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화 간담회에서 “플랫폼 제도화 법안은 특정 업체의 사업을 금지하는 게 아니다”면서 “플랫폼 운송 사업이라는 새 제도가 문이 열리면 여러 업체가 불법 논란 없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고, 택시 사업과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모빌리티업계가 요구한 방안 가운데 일부를 수렴하기로 했다. 예컨대 신규 사업자가 운송 사업 진입 시 납부할 기여금을 기존 운행 대수 외에도 운행 횟수나 매출액 기준으로 매길 수 있도록 선택권을 다양화한다. 소규모 사업자는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는 시점까지 기여금을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간담회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SK텔레콤, 우버, 카카오모빌리티, 큐브카(파파), 위모빌리티, 이지식스, 유어드라이버, 스타릭스, 타고솔루션즈, 벅시가 참여했다. 타다는 빠졌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가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하는 시행령 논의 참여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타트업업계는 허가 및 총량 관리, 기여금 납부 방식, 차량 확보 방식, 네거티브 규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국토부 측에 전달했다. 7월 17일 국토부 '택시제도 개편방안' 발표 내용대로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내용을 살펴보면 △최소 운송사업 역량을 갖춘 모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 △개별 기업 운행 대수 증차 등 사업계획 변경 시 허가가 아닌 신고제 △국토부가 면허 총량을 관리하거나 개별사업자 운행 대수를 사전에 제한하지 말 것 등이다.
국토부가 제시한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운행 대수 500대 이하 스타트업에 한해 기여금을 일정 기간 면제하거나 대폭 감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택시에 해당되는 유류비 지원 등 여러 가지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량 확보 방식은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요청안 가운데에는 1유형 플랫폼 사업은 신규 번호 체계를 통해 새로운 번호판을 발급하고, 제한 없는 형태로 차량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국토부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여객법 개정안으로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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