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3조 규모 소재부품 R&D 재기획…차세대 이차전지 등 소부장 R&D 2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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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내후년 이후 추진되는 장기 소재·부품 연구개발(R&D) 사업 재기획에 돌입했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 사업으로 예타 면제를 받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를 제외한 이차전지 등 신사업이 대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일본 수출규제뿐만 아니라 장기 산업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부는 올해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심의를 받고 있던 소재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을 재기획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산업부는 소재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 예타 면제를 받은 과제를 제외하고, 약 3조4000억원 규모로 예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 사업 성격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사업에서 예타 면제를 받은 일부 과제가 빠져나가고, 다른 사업으로 예타를 받으려니 전체 프레임이 안 맞았다”며 “사업 정합성을 위해 나머지 과제를 다시 기획하고, 내년 1분기에 예타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가 새로 추진하는 사업은 차세대 이차전지·초연결 소재 등 소재·산업 자립을 위한 핵심기술개발 과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계 등 일본 수출규제 급소로 거론되는 분야는 이미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기존 사업과 같이 예산 규모는 유지하되, 예타 면제 사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 과제 정체성을 다시 따져볼 방침이다. 또 신규 사업 규모는 기존과 같이 3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다른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가 벌어지기 전에 사업을 기획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과 비슷한 규모로 사업 골격을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소재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향후 추진하는 소재부품 R&D 과제를 집대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6년간 5조129억원을 투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품목 수출 규제를 단행하면서 소재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 중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일부 과제는 예타 면제 사업인 '전략핵심소재자립화 기술개발사업'에 포함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계 등 기술개발이 시급한 과제를 중심으로 2020년에서 2025년까지 6년 간 1조5723억원 예산 투입이 결정됐다.

산업부가 소재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을 예타를 다시 재기획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D 기관 한 관계자는 “정부가 소부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나치게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정책을 맞춰온 측면이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장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