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구글폰 ‘넥서스 프라임’을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고도 삼성전자에 전략폰 우선 개발권을 부여한 셈이다. 당분간 ‘삼성-구글 동맹’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다. 모토로라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이후에도 이 같은 전략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들은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구글 차세대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에 들어갈 부품을 주문받고 있다. 협력사 한 임원은 “현재 삼성전자가 차세대 구글 레퍼런스폰을 세계 최초로 내놓는 것은 확정됐다”며 “부품조달 일정을 감안하면 오는 10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도 오는 10월 ‘넥서스 프라임’ 출시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넥서스 프라임’은 구글 차세대 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지원되는 제품이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서 따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차세대 ‘iOS`와 정면대결을 펼칠 수 있는 혁신적 안드로이드 OS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넥서스 프라임’에 4.5인치 HD급 고해상도 AM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예정이다. 프로세스도 1.5㎓ 듀얼코어를 탑재해 ‘갤럭시S2’를 넘는 최강의 하드웨어 규격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향후 구글 레퍼런스폰 연구 개발을 모토로라가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예측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차세대 구글폰 개발을 맡은 것은 개발 프로젝트가 모토로라 인수 이전부터 진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로운 스마트폰 개발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삼성전자 차세대 구글폰 개발을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사이에 고조되는 ‘모토로라 우선 지원’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모토로라 인수 이후 밝힌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의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고 모토로라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모토로라 인수가 완료된 내년 이후 출시되는 레퍼런스폰부터 구글의 속내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구글이 지금까지 보여온 공개 소프트웨어 정책의 물줄기가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구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모토로라 단말기 위에서 우선적으로 구현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레퍼런스폰=표준이 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올 때마다 이를 처음 적용한 레퍼런스폰을 안드로이드 대표 개발사를 통해 발표했다. 레퍼런스폰을 만들게 되면 그만큼 새 OS에 적응이 빨라져 개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HTC와 삼성전자가 ‘넥서스원’ ‘넥서스S’ 등의 레퍼런스폰을 개발한 바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