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위기의 e스포츠, 대안은 없나](상)축소 지향적 스타리그, e스포츠 현주소

 위메이드 프로게임단인 위메이드 폭스가 오는 31일 해체된다. 경영난 및 운영의지 약화로 인한 게임단 추가 해체 선언으로 e스포츠 업계 전반에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수익모델 부재 및 콘텐츠 부족이라는 고질병에 게임산업 전반의 부정적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 온게임넷과 e스포츠중계 양강체제를 구축하던 게임전문방송 MBC게임이 음악방송으로 채널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프로게임단 MBC 히어로 운영 여부도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회사 측이 잠정적으로 채널 변경을 확정한 가운데 프로게임단 운영 의지는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9개 프로게임단에 1개 공군구단으로 총 10개 구단이 운영되는데 2개 구단이 해체되면 다음 시즌에 8개 구단만 참여하는 셈이다.

 게임단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40여명 선수를 대상으로 드래프트가 불가피하다. e스포츠협회는 선수 생활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인수에 나설 신규 기업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현재 e스포츠 공인종목은 총 23개지만 스타크래프트와 스페셜포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등록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243명이지만 스페셜포스는 89명, 서든어택은 21명, 카트라이더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업체 개별적으로 마케팅 및 고객 커뮤니티 관리 차원에서 대회를 진행하지만 정기대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애초 국산 온라인게임 대다수가 e스포츠화를 고려하고 제작된 게임이 아니어서 ‘즐기는 게임’은 가능하지만, ‘보는 게임’으로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야구나 축구가 아니라 e스포츠는 종목 특성상 특정 게임 홍보리그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게임사는 자사게임보다 오히려 타사게임 이름이 더 많이 검색되는 데 불만을 느껴 리그 참가나 게임단 운영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로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계약 연장 부분도 변수다. 10월에 시작하는 새 시즌을 앞두고 계약 연장을 협의 중이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3년간 50억원 규모로 참여, 지난해부터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는 등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불거진 승부조작 파동과 올해 상반기부터 게임중독 셧다운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게임산업 전반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는 대중 스포츠를 지향하는 e스포츠 업계에 직격탄으로 돌아와 기업구단의 운영의지를 약화시켰다. 위메이드가 올해 초부터 잠정적으로 피인수를 염두에 두고 기업들과 접촉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까닭이다.

 지난해 일부 선수의 승부조작 파문도 e스포츠 치부를 드러냈다. 블리자드와 e스포츠협회, 방송사가 스타크래프트 지식재산권 분쟁을 거치면서 e스포츠 종목 다양화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편 e스포츠협회는 매년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하던 프로리그 결승전을 최초로 중국 상하이 세기광장에서 개최하며 글로벌 진출을 시도했다. 이마저도 태풍으로 인해 연기, 취소되면서 중계권 및 콘텐츠 수출 물꼬 트기에 실패했다.

 

 프로게임단 운영 현황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