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피트 상공이 영화까지 다운로드할 수 있는 초고속 와이파이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와이파이존을 활용하는 콘텐츠 유통사업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비행기 내부 와이파이 구축 확대 및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일부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와이파이를 통한 영화·라이브 TV쇼 다운로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는 타 국가에 비해 비교적 기내 와이파이 네트워크 구축이 잘 돼 있다. 미 항공사 전체가 보유한 총 비행기 대수는 1260여대로, 이 중 3분의 1가량은 이미 이메일이나 웹서핑 정도가 가능한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13년 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유나이티드의 모회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 제프 스미섹 CEO는 “와이파이는 이제 항공산업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올해 3월까지 200대가 넘는 비행기에 망을 구축했으며 500여대 비행기가 더 남았다”고 덧붙였다.
항공사들은 지금이 와이파이 망 고도화에 투자할 적합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위성통신기업인 비아샛(Viasat)은 최신 위성기술을 통해 좀 더 강력한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위성중계 시스템 ‘카 밴드(Ka band)’를 내놨다. 이는 지금보다 높은 대역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망을 써도 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 내 항공기 10분의 9가량이 사용하는 에어셀의 ‘고고(Gogo)’ 무선 인터넷 서비스 역시 2013년부터 카 밴드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고고 인터넷 서비스는 현재 자체적으로 구축한 지상 기지국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델타 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 아메리칸에어라인 주요 4대 항공사들은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 역할까지도 도맡는다. 델타 에어라인이 발 빠르다. 12일 영화 한 편당 4달러, TV쇼 한 편당 1달러를 받고 노트북에 자사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역시 같은 가격이다.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은 올해 말까지 위성을 이용해 글로벌 와이파이 망을 구축하고 승객에게 ‘실시간’ TV 뉴스와 스포츠 채널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각 콘텐츠는 5달러 안팎으로 책정했다. 유나이티드는 내년부터 고고 와이파이를 통해 4배 빠른 인터넷 속도를 구현할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항공사 콘텐츠 유통사업에도 나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카밴드(kaband) 시스템 이용 기내 와이파이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