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라우드로 기업 및 개인정보 줄줄샐까 비상

중소기업, 스마트폰 정보 유출 가능성 높아

 애플 모바일 ‘아이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정보기술(IT) 업계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직원이 주요 정보문서를 아이클라우드에 올리면 애플 데이터센터에 바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내 기업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어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애플 iOS5 업데이트로 국내에서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해지자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코리아·HTC코리아 등 국내 휴대폰업체가 정보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다국적 휴대폰업체 한 임원은 “아이폰 이용자에게 회사 업무 관련 문서를 절대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하지 못하도록 권고 중”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개인 소유인 스마트폰은 관리가 힘들어 자칫 정보유출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져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중소 협력사를 통한 정보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내부 PC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 없어 주요 정보 유출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보안 관계자들은 잇달아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회사 내부가 아니더라도 이동통신사나 중소 부품 협력사 직원을 통해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과 LG는 최근 전략 스마트폰 출시 정보가 국내외 이동통신사를 통해 유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임병민 대한전자공학회 CS부회장은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채팅이나 메시지 같은 소중한 개인 정보까지 서비스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며 “애플도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추적해 우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수집한 정보로 향후 맞춤형 모바일 광고 등 신비즈니스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민석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애플 아이클라우드는 소수 감시자가 자신을 드러내놓지 않고 모든 수용자를 감시할 수 있는 감옥 형태인 ‘파놉티콘’과 같은 것”이라며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면 향후 맞춤형 광고는 물론이고 단말기 수요예측까지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이용자 정보 가공을 한다면 은밀하겠지만 당장 발각되더라도 이를 제재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