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초 열리는 ‘CES 2012’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TV를 출품키로 하면서 세계 TV업계에 대형 OLED TV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브라운관(CRT)에서 시작해 LCD와 PDP, LED를 거쳐 OLED로 진화중인 TV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제적 대응으로 차세대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CES에 나란히 55인치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매년 초 열리는 CES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그 해 선보일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는 자리다.
OLED TV 공식 출시 시점도 애초 업계 예상보다 빠른 2분기로 점쳐진다. TV시장 ‘빅 이벤트’인 올림픽(런던 개최)이 7월말 개막하는 만큼 이에 앞서 제품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 애플이 구상중인 TV가 OLED 화면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한발 빠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OLED TV는 LCD 제품에 비해 응답속도가 빠르고 명암비와 색감이 우수한 차세대 꿈의 TV로 불린다.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TV두께도 현재 가장 얇은 3㎝보다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소형 화면에만 적용했던 것을 TV같은 대형화면에 구현해 낸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TV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서 개발을 마친 55인치 AM OLED 패널이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은 이미 3색 발광을 활용한 RGB 방식의 OLED TV 시제품을 이달 초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삼성기술전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CES 2012`에서 최우수혁신상을 받는 제품 가운데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아이템 역시 55인치 OLED TV가 유력하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한 55인치 패널을 탑재해 OLED TV를 구현했다. LG전자 TV는 삼성 RGB 방식이 아닌 ‘백색 OLED’ 방식을 채택했다. 박막트랜지스터 기판에 유기물을 증착해 백색 OLED를 만들고 그 위에 컬러필터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RGB방식은 3가지 색 광원을 사용하면서 보다 색감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왔고, 백색 OLED는 상대적으로 생산이 쉽고 가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OLED TV방식을 놓고도 올초 3D에서 벌어졌던 업체간 기술 공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이 최근 ‘경쟁사(삼성을 지칭)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삼성과 LG간에도 제품 조기 출시 경쟁도 불붙었다는 평가다.
문대규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는 “OLED는 빠른 응답속도와 우수한 화질로 정체된 TV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프리미엄 기술”이라며 “삼성과 LG가 차세대 TV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격차를 넓히면서 투명·플렉시블 OLED 시장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시장이 내년 2억7800만달러에 이르고, 2015년에는 23억1300만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종석기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