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OLED 500만대 구매 추진

삼성전자가 2023년 5월 선보인 OLED TV.
삼성전자가 2023년 5월 선보인 OLED TV.
2028년까지 장기 공급 논의
42형·48형·83형·88형 구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협력 관계가 확대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삼성전자가 장기 구매해 TV를 출시하는 내용으로, 일부 모델을 시범 판매했던 지난해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그룹간 경쟁관계 때문에 거래가 미미했지만 전 세계 TV 및 디스플레이 시장 변화가 협력을 이끌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028년까지 화이트(W)-OLED 패널 공급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규모는 5년간 500만대로, 양사는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 패널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42형·48형·83형·88형 패널을 수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에서 83형 1종만 구매했는 데, 올해 패널 종류가 총 4종으로 늘어나고, 물량도 지난해(10~20만대 추정)보다 최소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과 LG디스플레이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는 “올해 70만대~90만대 정도를 시작으로, 다년 공급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 풀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LG디스플레이 패널 구매를 본격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0~70형에 국한됐던 OLED TV 라인업을 40~80형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QD) OLED 패널을 만들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55·65·77형대다. 40형대와 80형대 패널이 없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게 됐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 1위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1위다. 그동안 OLED TV 시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홀로 개척해 확산이 더뎠는데, 세계 최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본격 가세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삼성과 LG의 협력이 단순 거래를 넘어 전략적 동반 관계로 발전해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LCD 구매 물량을 지난해 400~500만대에서 올해 500~600만대로 20% 가량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에서 LCD를 가장 많이 수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BOE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삼성전자는 BOE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대신 LG디스플레이와 거래를 확대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