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산업은 올해 한국형 신제품과 차세대 첨단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내수활성화를 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쪽에선 엔고현상이 당분간 지속되고 동남아 국가의 경기가 계속 활성화될 것이라는 호재와 후발 개도국의 치열한 추격, 일본업계의 활발한 구조조정, 북미와 EC의 각종 규제강화등 악 재가 혼재하면서 수출전선에 명암을 드리울 전망이다.
또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쪽으로 타결됨으로써 수입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져 내수 시장에서 국산품과 수입품간 판매경쟁이 더한층 가열되고 수출시장에서 일본. 대만 등과의 경쟁이 더욱 힘겹게 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올해의 가전제품생산이 지난해보다 9.4%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수입은 유통시장 개방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경기 회복이 늦어 93년보다 증가율이 다소 둔화돼 8.1%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시장은신제품 출시등으로 수요확대가 기대되는 반면 일부제품이 한계보 급률에 육박하고 있는데다 지속적인 가계지출의 감소로 내구재에 대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와 비슷한 9.4%정도의 증가를 점쳤다. 수출 은 미국.일본.EC지역에 대한 수출호조와 해외현지공장의 생산율 제고 등으로93년의 7.1%보다 다소 높아져 8.8%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비해 전자공업진흥회는 가전제품 생산이 4.9%, 수출이 4.7%, 내수 시장이 6.9%씩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자공업진흥회는컬러TV의 경우 대형화.고화질.고선명화 등이 급진전되면서 생산이 1.3%, 내수시장이 6.2% 각각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중국과 동남아 산 저가 제품의 공세로 1.3%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VCR는 아시아와 중남미등 신시장의 보급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EC 등 시장규모가 큰 선진시장에서의 수요 정체로 생산이 4.0%, 수출이 3.6%, 내수가 7.5% 각각 증가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레인지는EC 시장의 수요정체 등 해외주력시장에서의 부진요인에도 불구, 보급초기단계에 있는 동남아와 중남미의 수요증가등으로 생산이 7.0%, 수출 이 10.8%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이같은 예측들은 UR협상결과에 따라 적지않은 차이를 보일 수도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가전시장은이에 따라 수입품의 유입이 가속되는 한편 이에 대응한 가전 3사의 한국형 제품개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 광폭TV와 CD-I등 차세대 가전기기의 수요가 늘어 나고 기존 제품의 대형화.대용량화가 활발하게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보급률이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컬러TV의 경우 지난해의 2백15만여대보다 도 다소 줄어든 2백만대수준에 머물면서 대형.고가 제품의 수요가 크게 확대 될 전망이다. 즉, 작년초 20%선이던 25인치 대형컬러TV의 수요 비중이 올해에는 40%이상으로 크게 늘어나고 가전3사와 아남산업등 컬러 TV 메이커들도 이같은 대형화추세에 맞춰 대형컬러TV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거나 고급형 신제 품을 잇달아 출시, 컬러TV 시장경쟁의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컬러TV업체들은 특히 평면사각(수퍼플랫)브라운관을 채용한 신제품의 개발, 생산을 크게 확대 시켜 신혼수요 및 대체수요에 대응해나갈 예정이어서 컬러 TV시장경쟁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해외시장또한 중대형TV의 수요가 늘어나고 중남미.아시아지역의 보급확대등 으로 컬러TV의 시장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5.7%정도 증가한 9천3백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94년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중남미 지역에서의 수요가 10%이상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은 아시아국가에서 16%의 고신장 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EC 등 선진국은 대체수요 위주로 1~3 %정도 늘어나는 선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가전3사가 "다이제스팅 기능" "선이 없는 VCR" "초간편 VCR" 등을 내세우면서 CF광고까지 총동원해 수요를 부추겼던 VCR는 특소세가 25%에서 20 %로 축소됐음에도 불구, 올해에도 물량면에서 지난해의 94만여대보다도 7% 정도 줄어든 87만대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대신에VCR수출은 지난해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유럽을 비롯한 일부 동남아 지역과 동구권시장 등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가전3사는지난해 VCR 수요의 6~7%였던 하이파이 제품을 대표모델로 선정하는 한편 편리성을 높인 제품개발에 주력해 시장수요를 부추길 계획이다. 또8mm캠코더 수요증가에 대응해 지난해 수출위주로 개발생산해온 8mm겸용 더블 데크 VCR의 내수판촉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미국.일본등주요 선진시장에서도 국내시장과 마찬가지로 VCR수요가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EC 및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즉 시장규모가 큰 선진시장에선 보급률 증가에 따른 수요의 정체 또는 감소가 예상되지만 아시아지역에서의 수요는 경제성장에 따른 구매력 증가로 올해보다 26%정도 고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비디오CD등 복합제품의 개발생산 및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 업체들을 대상으로 차별화시킨 제품개발 및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캠코더는주요시장인 미국.일본 등은 수요증가세가 둔화되는 대신 기타 지역 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6.1% 증가한 9백50만대 수준에 육박할 전망 이다. 미국.일본등 주력시장보다는 아시아.중남미 등 보급률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서의 수요증가가 두드러지지만 향후 선진시장은 소비자들 의 구매패턴이 가족중심에서 개인위주로 변화하면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내년에는 소형경량화와 다기능제품 개발경쟁보다는 편리성 향상과 사용용도 확대 및 기능 고급화에 초점을 둔 제품개발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가전 3사도 일단 엔고가 당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아래 이같은 추세에 대응한 제품개발과 수출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내수판매 또한 정부의 철저한 밀수규제와 8mm캠코더에 대한 수요증가를 예상, 부품국산화의 확대등을 통한 가격 인하 경쟁을 활발히 추진해나가면서 보급확대에 힘쓸 것으로 예상 되고있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컬러TV와 더불어 대형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품 군에 속한다.
냉장고의경우 지난해 4백리터급이상 대형제품이 45%를 상회한데 이어 올해에는 내수수요의 절반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전3사는 이같은 추세에 대응해 대형냉장고에 대한 기술개발 및 생산을 크게 강화 시켜 수입외산 제품을 급속히 대체해나가는 한편 수출확대에도 적극나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함께 96년 CFC(프레온 가스)사용 전면금지를 앞두고 이를 대체사용하는 냉장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CFC대체냉장고 개발 및 생산 분위기가 고조돼갈 것으로 예측된다.특히 지난해말 CFC 완전대체냉장고를 개발, 출시 한 금성사가 올해 이 냉장고의 모델수를 크게 늘릴 방침이어서 CFC대체 냉장 고 수요의 촉진이 기대되고 있다.
6kg이상중대형제품의 시장수요가 이미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세탁기도 대형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부터 6kg이상의 대형세탁기 에 대해 10%의 특소세가 새로 부과되고 1백10V겸용제품의 생산이 중단됨 으 로써 상반기시장수요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그러나"세탁력향상과 엉킴방지"를 내세운 세탁기업계의 시장경쟁은 계속 치열한 양상을 띠고 이들 제품의 모델수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신제품 경쟁이 지난해에 이어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지난해 금성사가 하반기 들어서자 마자 카오스 이론을 적용했다는 "팡팡 세탁기"를 내놓으면서 대우전자의 "공기방울세탁기 Z", 동양매직의 "뉴봉 세탁기 삼성전자의 로스비이론을 적용한 "신바람 세탁기"로 이어진 첨단세탁 기 경쟁이 무세제 세탁기가 개발될 때까지 계속되면서 올해에도 환경과 편리 성 등을 부각시킨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소형가전제품인진공청소기와 전기보온밥솥.주서믹서. 모발건조기.면도기 등 소형가전제품은 시장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다. 이중 전기보온밥솥은 금성사와 삼성전자가 수입선 다변화품목 해제에 대비해 뉴로퍼지기술을 새로 적용한 신제품과 전자가열방식의 IH밥솥을 지난해 잇달아 개발출시한 바 있어 소형가전제품의 고가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UR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수입 소형가전 제품의 국내유입이 크게확대 국산품의 판매경쟁이 그만큼 힘겨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가운데서도 가전3사는 올해 제품의 품질안정화 등에 초점을 둔 질위주 경영"과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겨냥한 "국제화 전략" 등 사업구조조정작업 을 강력히 전개해 2000년대에 세계속의 일류기업으로 도약 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이 윤 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