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대리점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대다수의 가전대리점은 지금 까지의 가전 업체의 전속대리점형태로선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나 유통시장의 전면 개방에 적극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 국내유통되는 전자제품을 모두 취급 하는 양판점 혼매점 형태의 매장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따라그동안 희망사항에 그쳐온 가전대리점들의 양판점화가 올해를 기점 으로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말부터 가전유통체계에 일고 있는 변화의 조짐이 이를 뒷바침 해주고 있다. 그동안 가전 업체의 눈치나 보던 혼매점형태의 소규모 가전유통업체들 이 공동으로 전국 가전양판(주)을 설립, 가전업체에 제품공급을 요청하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일부 가전대리점들도 경쟁사의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양판점형태의 제품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예전과 달리 가전3사의 전속대리점이외의 유통업체에 대한 제품 공급 제한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다스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가전대리점의 양판점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혼매점형태의 가전제품판매상들이 "한국가전양판점협회" 를 설립한게대표적인 사례다.
하나전자,엘코아, 한국가전유통 등 12개의 가전제품판매상들이 모여 설립한 이 협회는 공동구매제를 도입, 올해부터 가전3사의 제품은 물론 중소 기업의 전자제품을 일괄구매할 계획이다.
이러한변화에 대한 기존 양판점들의 움직임도 주목할만하다. 국내 가전유통 업계에 양판점의 선두주자격인 서울전자유통(전자랜드)은 지방유통거점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아래 올해중으로 4개의 지점을 추가개설할 계획이다. 하이 마트 역시 현재 건설중인 분당점의 개점과 함께 대구, 광주등 지방 대도시에 매장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뿐아니다.백화점의 전자매장의 양판점화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뉴코아가 별도의 "전자월드"를 설립, 이미 가전매장의 양판화를 시작한데 이어 한신코 아등 일부 백화점들이 이를 모델로 양판점운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삼성전자의 단일매장으로 최대 규모인 "리빙프라자"의 개설도 전자유통 업체들의 양판점화추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리빙프라자의 개설은 유통 시장의 완전 개방에 대비, 매장의 대형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변화를 고려한 양판점사업의 전 단계라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게 볼때 삼성전자의 리빙 프라자 개설은 전자유통업체들의 양판점화를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전양판점은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매장규모가 1천평이상이 돼야하고 전국 적으로 수십개의 지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본의 베스트 전기, 조신, 다 이이치등 유명 가전양판점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기준에 비춰 볼때 국내 양판점형태의 매장운영을 하고 있는 전자유통 업체들은 명확한 의미의 양판점은 아니다. 각사의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혼 매점"이라고 하는게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우리나라 전자유통업체들의 양판점화는 기존의 전속 대리점체제와 달리 각사의 제품을 모두 판매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자유통구조를 한단계 높은수준으로 올려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소비자의 요구가 점차 다양화됨에 따라 전자제품 판매업체들의 양판 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