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용 플래스틱 봉지재(EMC) 업계는 스미토모 사고등의 영향 으로 소자업체들의 국산화 의욕이 크게 제고된데 힘입어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스미토모 사태의 파장이 국제적으로 소자업체들과 재료업체들의 협력 과 양보로 무난히 수습되고 있는데 따라 당초 국내 EMC업계가 기대했던 해외 로부터의 "스미토모 특수"는 일어나지 않아 업계관계자들을 실망시켰으며 스 미토모 사고로 인한 EMC의 원재료인 에폭시레진 가격급등은 업계의 채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등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올해 EMC의 국산사용비중이 한층 높아 졌으며 EMC공급업체와 소자업체 모두가 고급제품에서도 국산제품의 사용가능성을 확신하게 되는등 적지않은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먼저업체별로 보면 선발업체인 고려화학이 지난 92년 57억원에서 작년 에는90억원의 매출을 올려 58%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동진화성도 지난해에 전년비 1백%가까이 늘어난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국내 생산 업체 모두가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는지난해초에 국내 EMC시장이 92년보다 16.4%가 늘어난 4백11억원, 그리고 이중 국내생산은 46% 가량 늘어난 1백4억원에 달해 국산 사용 비중이 92년 20.3%에서 93년에는 25.4%로 5.1% 포인트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반도체경기의 호조에 따른 반도체생산량 증가로 국내시장은 예상보다 10%가까이 늘어난 4백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스미 토모 사고와 지속적인 국산화 추진등에 힘입어 국산 사용량도 1백30억원으로 예상보다 24%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국산사용비중도 28~29%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EMC업체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것은 스미 토모 사고에 따른 "EMC확보"경쟁으로 해외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기대했던 것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스미토모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국내 EMC생산업체들은 해외 업체로 부터의 샘플 요청 및 공급가능성을 묻는 전문이 부쩍 늘어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예상했었다. 작년 여름부터 싱가포르.필리핀.대만등 동남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한 고려화학은 이들 해외 수요 업체로부터의 주문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데다 다른 해외업체들로부터의 샘플요청도 계속돼 연말경부터는 월 50~60톤 이상을 수출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 지난해 매출목표를 1백억원으로 상향조정했었다.
동진화성도 아남산업을 통해 동사의 해외 커스터머들로부터 로스트레스제품 에 대한 품질인증을 받아 일부에는 샘플출하까지 하는등 본격적인 해외 공급 의 길이 트일 것으로 예상, 매출이 92년보다 세배 늘어난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따라서양사 모두 92년에 비해서는 높은 성장을 거뒀지만 목표 치에는 10억~ 20억원이 미달했다고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업체에대한 직간접 수출은 최종단계에서 더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해외업체들이 최종단계에서 본격구매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스미토모사태로 고급 에폭시 레진 품귀가 일었으나 소자업체들이 고급 제품에 중급제품을 일정비율이상 섞어 사용하는데 합의, 가시적인 에폭 시수급 난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다 스미토모측이 다분히 전략적으로 생산 라인을 조기에 복구할 수 있다고 발표함에 따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을 비롯한 EMC공급선들을 확보해놓아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물량을 주문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사고의 여파로 일본 원료업체들이 에폭시레진 공급가격을 65% 이상 올린것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의 소자업체들에 대한 공급가격인상폭은 줄다리기 협상끝에 7~15%선을 얻어내는데 그쳐 수익성은 한층 좋지 않게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조휘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