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 공업진흥회(회장 구자학)가 부품업체들의 사업비전 제시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지난 26일의 "94년도 전자부품 구매계획 및 국산화 대상 품목 설명회"에는 2백여명의 참석, 예상밖의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번설명회는 특히 상공부와 전자공업진흥회가 매개체 역할을 하고 가전3사 를 비롯한 대규모 수요업체와 중소부품업체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설명회는 주요 세트업체들의 올해 구매물량은 물론 국산화가능 품목 및현재 수입가.도입물량 등을 알려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부품 업체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우선구매계획 부문에서는 가전3사를 비롯, 한국전자 아남전자등 총 5개사의 올해 구매 물량은 내자 5조3천억원, 외자 1조3천억원을 포함해 총 6조6천9백 98억원에 달했다. 세트 품목별로는 TV가 1조6천7백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그다음으로 VCR가 1조4백29억원, 냉장고 5천9백43억원, 오디오 4천6백44억원 , 전자레인지 4천3백25억원, 세탁기 4천2백8억원, 에어컨 1천8백86억원순 으 로 나타났다.
세트업체별로는삼성전자가 2조7천1백69억원, 금성사 2조3천6백96억원, 대우 전자 1조3천1백92억원, 아남전자 1천9백14억원, 한국전자 1천27억원순이였다 그러나 부품업체들이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품 품목별 통계는 업체별 사용부 품이 천차 만별인데다 사양이 다양해 통계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진흥회 관계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들세트업체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품목중 국산화가 가능해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는 품목으로는 트랜스 저항기 IC 필터등 13개 품목의 2백 2개 규격으로 총 수입대체금액은 1천4백7억원이상으로 집계됐다.
수입대체품목중에는 트랜스가 7백90만개에 4백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필터 가 1억4천만개에 2백90억원,IC가 1천2백만개에 1백36억원, 모터 8백30만개에 1백억원, 다이오드 1억3천8백만개에 87억원, 스위치 7천1백만개 83억원, 컨 덴서 2억6천1백만개에 67억원,저항기 8천4백만개에 67억원, 커넥터 1천9백58 만개에 27억6천만원순으로 나타났다.
전자공업진흥회는이번 설명회가 예상외의 관심을 보인데 고무되어 앞으로는휴대폰 노트북PC 주변기기등 성장세가 높은 완제품에 대해 부품수요 예측과 완제품 개발정보를 통합, 사업비전 제시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 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에는 금년도에 국산화된 신개발 전자부품및 국산화 대상 품목에 대한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다.
진흥회측은"이같은 설명회를 통해 올해 품목별 생산계획에 따른 구매계획을 밝혀 부품업체들이 생산활동및 경영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수입 부품중 조기 국산화가 요구되는 부품의 수요량을 사전에 제시, 조기 국산화 촉진과 국내 수급업체간 상호 유기적인 발전관계를 구축해 국내업체의 국제 경쟁력 을 갖추어 나가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설명회에참석한 중소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부품업체들의 생산품목이 제품별.사양별로 워낙 다양해 설명회를 통해 내용적으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같은 기회를 활용해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중소업체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던 대기업의 구매파트에서 이러한 설명회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가 않다. 각사별로 구성된 협력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육성할 책임이 있는데다 연초에 한해의 총 구매물량을 전체 부품업계를 대상으로 공표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같은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대기업들이 자진해서 이같은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 하청구조를 청산하고 동반자적 관계 정립을 통한 부품업체 육성이 절실 하다는공감대가 이제는 광범위하게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