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품유통업체들이 재고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올사업계획의 주목표를 내실경영 기반마련에 두고있는 석영.승전.동백등 대형부품 유통 업체들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현재 연간 3~4회전에 그치고 있는재고회전율을 각각 30%이상씩 끌어올린다는 세부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기지연및 시장예측 오류등 유통과정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실수 하나로도 악성 재고가 될 위험성이 큰 해외반도체 제품을 주력 취급하고 있는 이들 대형 유통 업체들로서는 재고회전율 향상을 자금회전을 포함한 제반 경영여건를 좌우하는 주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갈수록수명이 짧아지는 전자제품의 추세로 인해 날로 커지고 있는 악성재고 부담은 유통업체에게 가장 치명적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실제 경영 측면에서도 은행금리.세금.보관비용등 제품수입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부대비용을 따져볼때 몇 %의 마진을 더보기위해 제품을 끌어안고 기다리기보다는 회전율을 높이는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적으로도 유통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마진위주의 영업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따라현재 연 평균 10회전을 목표로 재고회전율 향상에 가장 적극적으로나서고 있는 석영전자는 물론 승전과 동백등도 현재 연간 3.5회 정도에 그치고 있는 회전율을 올해 5회까지 가져간다는 목표아래 부서별로 시장조사능력 및 영업능력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대형 유통 업체들이 당초 목표한 재고회전율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국내유통업계 현실상 넘어야 할 장애가 너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유통업체들의 재고 회전율은 실질적으로 수요업체들의 결제조건과 불가 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금거래가어려운 현재의 유통업계 관행상 재고회전율을 높이기위해 제품을 밀어내는 것과 그것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어음결제기간 만큼의 시차 가 발생하게 된다.
통상2~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수요업체들의 어음결제기간을 고려할때 이같은 유통업체들의 회전율 제고노력은 자금회전율과 맞물리지 않고서는 사실상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유통 업체들이 무조건 회전율 향상에만 힘쓴다면 고객대응력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점으로 지적 되고 있다현재 1만여가지의 범용부품들을 취급하고 있는 국내 부품유통 업체들이 저마다 회전율이 높은 품목들을 선호하게 될경우 고객들이 자주 찾지않는 부품들 의 보유율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경우 회전율제고는 가뜩이나 해외유통업체들에 비해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꼽히는 히트레이셔(고객주문시 유통업체들의 해당제품 보유율) 부족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재고회전율 향상은 요즘 유행하는 질적인 경영혁신을 논하지 않더 라도 대형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당연히 앞장서 추구해야할 과제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재고 회전율 향상을 둘러싼 모든 변수들을 고려할때 이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게 유통업체들의 고민이다.<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