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산업설비 수출국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5일기계공업진흥회가 발표한 "93년도 산업설비 수출실적및 94년 전망"에 따르면 국내업체들의 지난해 플랜트 수출은 모두 24억3천만달러를 기록, 연 2년째 20억달러 이상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호재요인이 많아 20억달러 수출시대 지속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지난해산업설비수출이 92년의 수출실적 26억5천만달러에 비해 8.1%감소 했지만 이는 전년도의 대규모 해양석유플랜트(인도)수출과 같은 특수가 없었기때문이다. 지난해 플랜트수출동향의 특징은 대형화와 수출지역편중 현상 해소다. 특히수출지역 편중이 감소되고 있는 것은 업체들의 시장개척 다변화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이는 앞으로의 수출증대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2년전체 수출물량의 87%가 신흥공업국의 투자가 활발한 아시아 지역에 몰리는 지역편중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지난해에는 아시아지역에의 플랜트 수출 은 13억8천5백만달러로 전체의 5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국내업체들의 시장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맺어 미주및 구주 지역은 각각 전년대비 2배이상 늘어난 4억7천만달러, 3억3천만달러를 기록, 전체수출액에 서 차지하는 점유비도 각각 19.2%, 13.6%를 나타냈다. 또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수출도 80% 늘어난 7천만달러어치에 달해 전체의 3%를 차지했다.
지난92년의 미주및 구주지역 플랜트 수출구성비는 겨우 0.8%, 0.6% 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때 상당한 정도의 시장 다변화가 이뤄졌다.
설비별수출동향도 변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92년에는해양석유생산설비와 제조설비가 전체 수출을 주도했으나 93년 에는전기설비와 운반하역설비가 유망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해양석유생산설비는 전체의 40.3%인 9억8천만달러, 제조설비는 28.1%인 6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다.
반면전기 설비와 운반하역설비의 경우는 수출신장률이 각각 1백24%, 3백89 %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기설비는 92년도에는 총플랜트 수출중 6.5%에 불과했으나 93년에는 16.2%를 차지했으며 운반하역설비는 2.7%에서 14.4% 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수주규모별로도 1천만달러에서 5천만달러규모 수출이 전체의 24.8%, 5천만 ~1억달러물량 수출이 28.2%를 차지, 실속있는 수출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천만달러이상의 수출은 계속감소, 중소 수출업체들의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도이런 플랜트 수출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제경기회복이 예상밖의 느린 템포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시멘트 생산설비, 발전설비, 통신설비, 화공 및 담수화설비를 중심으로 20억달러 이상의 수출 이 예상된다는게 기계공업진흥회의 전망이다.
발전설비는중국이 거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다 동남아 지역국가들이 전력부족에 따라 투자에 나설 전망이어서 큰폭의 수주 성장세가 예상된다.
통신설비의경우도 국내 통신설비 수출업체들의 자금력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면 최고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중동.동남아.CIS및동구지역에서 절대적인 통신설비 부족현상을 보이고있는데다 통신 현대화를 추진중인 이들 국가가 우리나라를 자국 통신 정책의 모델로 삼고자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이들 국가들이 상당한 자금부족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뒷받침이 없다면 시장개척은 원할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산업설비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기술의 자립화 등 관련업계 내부의 대책 마련외에도 공동시장조사활동 지원강화, 기술 경쟁력을 갖춘분야에 대한 자금지원확대, 2중 환차손 해소방안 마련 연구 등 정부차원 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조시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