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정보를 중시하는 하이테크산업일수록 정보유출을 우려하는 속성때문인지 패쇄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하이테크산업가운데에서도 가장 첨단으로 꼽히는 반도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이러한 패쇄적 분위기에 익숙했던 반도체업계에 업체간 잦은 교류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여성들의 모임이 결성돼 화제다.
가칭"하이테크 우먼"으로 명명된 이 모임의 주축은 웨스턴디지탈사에 근무 하는 김경배차장을 비롯해 시러스로직 김혜신과장, AMD 강선우과장, NS 장영미과장 석영텍셀 홍미희과장, TI 유혜경대리,모토로라 이영순 대리 등 주로 해외유력 반도체 국내지사에서 근무하는 여성들.
이들은대부분 CS(커스터머 서비스)분야에서만 7~8년 이상씩의 경력을 갖고있는 베테랑급의 중견 여성인력들로 반도체에 관계하는 사람이라면 이들과 최소한 전화 한통화씩은 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꽤 낯익은 얼굴들이다. 이들은 우선 분기별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반도체업계에서 여성전문인력으로서의 자기 발전을 도모 하는 한편 보다 이상적인 반도체 수급을 통해 국내 전자산업의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위해 남성들과 비교, 여성인력들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엔지니어 백그라운드의 보강은 물론 더 나아가 해외시장 정보소싱을 통해 국내시장의 경쟁 력 향상을 이 모임을 통해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고객만족 경영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날로 중요성이 더해가는 이분야의 중견여성인력들이 모여 이같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 들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제까지의 관행을 깨고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업체간의 원활한 교류를 도모하자는 이들의 행동은 폐쇄적인 분위기로 일관해온 반도체 업계 분위기 쇄신에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해줄것으로 보인다.
또누구보다 해외시장 흐름에 밝은 이들간의 활발한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도출될수 있는 반도체 제품의 세계시장의 방향과 개발추이는 국내전자업계의 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하이테크 우먼"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현재 반도체분야에 국한돼 있는 이모임의 대상을 소프트웨어, HDD를 비롯한 전 전자업계의 여성인 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차별은노(NO),구별은 예스(YES)". 여성인력들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캐츠프 레이즈처럼 들어온 이 말이 하이테크산업의 대명사인 전자업계에서 커질날이멀지 않았다.<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