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태풍권 들어선 LCD산업

국내 LCD(액정디스플레이)산업에 특허비상이 걸렸다.

선진국들의LCD특허덫이 2중.3중으로 쳐지고 있어 대응특허개발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LCD산업에서도선진국들의 특허공세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있다. 우선 세계 LCD시장이 95년이후에는 성수기로 접어든다는 점이다. LCD 산업은 시장규모면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매년 20%이상의 쾌속성장이 예상되는 차세대유망산업을 선진국들이 그대로 놔둘리 만무하다.

세계시장조사기관에따르면 세계LCD시장은 지난해 64억달러에서 95년 1백6억 7천만달러, 2천년에는 2백13억4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첨단품목인 TFT(박막트랜지스터) LCD의 경우 지난해의 21억 달러에서 96년 45억달러, 2000년에는 무려 1백60억달러로 껑충 뛸 정도로 폭발적인 시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LCD시장을 둘러싼 세계업체들의 각축전이 불을 뿜을 게 분명하다. 이때 선진국들이 내세 우는 지고의 무기는 역시 특허다. 아직은 이렇다할 선진 국들의 특허공세는 포착 되지는 않았지만 성수기에 대비해 출원해 놓은 원천 .고급기술특허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선진국들은그날이 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는 세계유수의 LCD 업체들이 반대급부등의 실리를 챙길수 있는 특허전략을 이미 80년대말 부터 속속 준비해오고 있는 데서도 능히 알 수 있다.

특허청이집계한 외국업체들의 국내 LCD특허출원현황을 분석해 보면 일본 업체의 무서운 계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해말까지 2천2백12건의 전체 특허출원건수중 양적인 면에서는 국내업계가 무려 61%에 해당하는 1천3백50 건을 기록해 일본의 5백40건, 일본을 제외한 외국인 3백22건에 비해 월등히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특허의 질이 문제다. 국내업체들이 출원한 특허는 대부분 저급기술로 크로스라이선스를 맺을 만한 원천.핵심기술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반해 일본은 89년부터 출원특허의 80%이상을 난공불락의 고급 기술로 평가되는 TFT관련 기술로 채우고 있다.국내업체들의 특허수준과는 질적으로 엄청난 격차가 나는 것이다.

국내LCD산업은특허에 관한한 다른 첨단산업군과 마찬가지로 취약 하기 짝이없다.이대로 가다간 반도체나 컴퓨터산업의 전철을 그대로 밟기 십상이다.

일본을비롯한 선진국들은 LCD관련 원천.양산기술특허를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국내LCD산업은 TFT(박막트랜지스터) 제품이 양산에 들어가는 오는96년이후에는 특허문제로 일대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여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선진업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법을 강구하지 않고는 단 한발짝 도 전진할 수 없다는게 세계경제질서의 냉엄한 논리다.우리의 기술수준을 감안할 때 공격용 무기에 해당하는 원천.핵심기술을 특허로 확보 한다는 것은불가능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선진국들의 특허공세를 피할수 있는 방어용 무기는 대응특허뿐이다.

대응특허를개발하지 못하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비싼 료열티를 지불 하든지아니면 사업을 아예 포기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할 판이다.

이제부터라도전담팀을 구성,체계적인 특허전략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한수단과 방법을 총동원,선진국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우리는선진국의 특허동향을 철저히 분석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국내LCD업체들은 최신기술특허의 경우 엄격한 보안유지를 위해 심사 청구는 하지 않은채 출원만 하는 일본업체들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이들은 세계 LCD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한국만 제치면 세계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국내LCD산업은이미 선진국들의 특허영향권에 들어섰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양산체제구축에 나서고 있는 국내LCD업계로서는 자칫 잘못 대응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특허 위력 을 과소평가해 준비를 게을리하면 큰코 다친다.

국내LCD업계는 매출액의 15%선을 특허료로 지불, 속빈강정으로 전락해버린국내PC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