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2000 앞으로의 과제

SW 산업을 범부처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야심적인 프로젝트 "STEP 2000 (핵심SW 기술개발계획)"이 그 구체적인 윤곽을 처음 드러냈다.

지난21일 전경련회관에서 발표된 STEP 2000은 향후 10년간 2천5백억원을 투입해 한글정보 처리기술, SW생산공학기술, 응용SW기술등 3대과제를 중심으로 오는 2003년까지 세계 7위권 수준으로 SW기술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발표된 STEP 2000은 주무부처인 과기처가 사전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시스템공학 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만든 시안으로 이를 토대로 과기처안을 확정하고 이를 관계부처와 협의해 범부처안으로 최종확정한다는 것이 과기처의계획. 한마디로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설계도면이 되는말 그대로 밑그림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날 발표회에는 과기처를 비롯 상공부, 체신부등 관계부 처는 물론 3백여명의 관계자가 대거 참석,정부 차원에서 처음 추진되는 대형 SW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얼마만큼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이번에 마련된 "STEP 2000"이 하나의 구체적인 정부 계획으로 마련되기 위해서는 보완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가과연 STEP 2000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 즉 국내 기술이 극히 취약한 SW기반기술을 확보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SW를 상품화 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가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이번에 발표된 계획에는 첫번째 및 두번째 과제인 한글정보처리 기술과 SW생산기술개발등이 SW기반기술의 확보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세번 째 과제인 응용SW기술개발과제는 SW의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볼 수있다. 따라서 기반 기술을 확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면 기업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정부 차원의 투자를 확대해야하며 반대로 SW의 상품화에 첫번째 목표를 두고 있다면 정부의 출연보다는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프로젝트 자체도 이에 맞도록 조정해야한다는 것.

또이번 프로젝트가 과연 각 부처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W 관련 사업과의 연계를 가질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상공부가SW창업 보육지원사업을 추진하고 SW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가 하면 체신부도 타이컴에 운용되는 DBMS의 자체개발을 추진하는등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STEP 2000이 과연 이같은 사업과의 영역을 분명히 하고 또 이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결국이같은 상황에서 추진되는 STEP 2000은 타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중복 투자와 이에따른 재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또 있다.이번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돼 당초 계획대로 모든 것을 완료했을경우 과연 이같은 결과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없으며 정책입안자가 바뀌면 계획 자체가 무산 또는 축소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현 실정에서 과연 10년간의 장기 프로 젝 트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인가도 의문으로 남는게 사실이다.

또정보화의 급진전으로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 에서 10년간장기적으로 추진 되는 프로젝트의 결과가 과연 당초 계획대로 커다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는 재고 해야한다는 것.

따라서기술개발 기간을 3년정도로 단축하고 나머지 기간은 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해야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있게 들리고 있다.

이같은문제점들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STEP 2000은 전면적으로 수정 처음부터 계획자체를 재수립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2천5백억원이라는 한정된 자원으로 취약한 국내 SW기술을 끌어올리는데는 이번 계획을 대체할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으며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 된다면 그동안 거의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SW기술의 국산으로 의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는게 이번 계획에 대한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지만 이번 STEP 2000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종계획을 확정 하기에앞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전제돼야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2천5백억원을투입하면서 국책과제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 자체가 우리 나라의 SW산업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적어도 SW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키 위해서는 몇조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합니다. STEP 2000 에 대해 문제점만 지적하기에 앞서 SW를 육성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우선갈채를 보내고 이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토록 기업들이 앞장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날발표회를 주재한 이용태 정보산업연합회장의 맺음말이다.<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