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앞지르자

세계 컴퓨터 주변기기시장을 50%가량 점유하는 대만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공동체 등 거대한 선진국시장을 석권한 대만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집중 공격하고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대만은 이미 주기판.그래픽카드.키보드.마우스.스캐너.모니터 등 핵심 주변기기 산업에서 세계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은지난해부터 NEC기종이 전체 PC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철옹성 일본 시장에 진출, 지난해 IBM PC라 불리는 조립PC시장 규모를 20 %로 끌어올렸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조립PC시장은 전체의 30%를 넘어설것이라고 일본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대만업체들이 최근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만업체들은이미 PC의 핵심부품인 그래픽카드부문에서 국내시장의 75% 이상을 장악했고 주기판 부문도 25%라는 고율의 긴급조정관세를 부과했음에도 불구, 지난해말 시장점유율이 31%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올해부터 수입주기판에 부과되는 조정관세가 20%로 5% 인하됨에 따라 대만산 시장점유율은 4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입력장치인 마우스와 키보드, 스캐너 분야에서도 대만은 90년대 이후 세계최대의 생산국임을 과시하고 있다.

마우스는마이크로 소프트사의 OEM 물량을 포함, 저가형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퀵마우스, 중저가형 제품군을 휩쓸고 있는 로지텍마우스, 지니어스마우스 A4텍마우스 등이 모두 대만산 제품이다.

키보드 및 스캐너분야에서도 대만은 비티씨, 마이크로텍, 타마라크, 로지텍 머스텍, A4텍 등 세계적인 기업체들을 배출, 전세계 수요의 50% 이상을공급하고 있다.

그러나국내 업체들은 입력 장치 분야에서 대만보다 한 수 아래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산키보드는시스팀에 기본으로 포함되는 저가형제품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스캐너는 아예 국산품을 찾아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업계가유일하게 경쟁력을 갖추고있는 품목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모니터 역시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대만산 제품에게 빠른 속도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컴퓨터산업, 특히 PC산업은 표준화된 부품을 연결해 마음대로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시킬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부품의 경쟁력.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90년 이후 크게 늘고 있는 대만산 주변기기의 수입은 크게늘고 있다.

경상남북도를합친 면적에 인구 2천1백만만명, 전기.전자업체수 3천4백개 사 전자산업 종사자수 30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섬나라 대만은 80년 이후 치밀 한 정부의 중장기계획을 바탕으로 자유경쟁체제, 파격적인 금융지원, 수출입 세제, 중소업체와 대기업간의 수평적 기업구조, 핵심기반기술 장악 등 으로 지난해 세계 5대 정보산업국가로 급부상했다.

올해부터국내 PC주변기기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주변기기업체들은 벌써부터 해외수출없이 내수시장 경쟁으로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없기 때문에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전자제품으로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일본조차 두려워하는 유일한 아시아국가 대만을 제대로 알고 대응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