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 타결을 계기로 각국의 국경이 무너지고 전세계가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는지구촌화가 급속히 추진되면서 국제화.개방화시대를 겨냥,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공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어느 연구기관보다도 국내산업의 경쟁력강화를 통한 국제화를 강도 높게 주창해왔다.
이같은 강한 의지로 인해 국내산업의 경쟁력강화방안과 관련한 산업연구원의 각종 보고서는 방향감각을 잃고 있는 국내산업계의 길잡이가 돼온 것도 사실이다. 양질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소속연구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구원들이 의욕에 넘쳐 연구에 몰두하도록 연구 원장을 비롯 관리자 들은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산업연구원은 이와 배치되는 분위기를 조성, 연구원들의 연구의 욕을 떨어뜨리고 있다.
차동세원장은 지난 1일 월례조회를 통해 연구원의 정기간행물인 순간"실물경 제" (정가 3천원)의 구독부수확장에 연구원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지시 하는한편 구독권유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폭탄선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차원장은 연구원 개인별 목표치를 정해 주고 이를 달성 하지 못한연구원에게는 월 11만5천원에 달하는 활동비의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들은 데이터수집 및 조사등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만도 시간에 쫓기는 실정인데 보고서판매까지하라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 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연구실에서 연구에만 몰두해온 연구원들의 대다수는 사회적으로 발이 넓지못해 결국 해당분야 기업체들에 문제의 "실물경제"를 구독해주도록 요청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이는 연구원들의 품위는 물론 사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연구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의 부담이 되는준조세및 각종 조세를 감면해주어야 한다"고 강조 하면서도 실제로는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보고서구독을 강요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 는 분석이다.
특히 "산업연구원이 민간기업들에게 너무 자주 연구용역발주를 요구, 기업들 이 버거워하고 있는 가운데 책마저 구독해달라고 구걸하다보니 마치 도서 판매원이 된 기분"이라며 "연구실적보다 책판매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연구기관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며 한숨을 짓고 있다.<경제부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