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경쟁시대 막올랐다

무려 4년동안 재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이동전화사업권자 선정경쟁이 "1통 선경, 2통 포철"로 끝났다.

체신부가 지난 90년 통신사업구조조정기본방침을 확정, 발표 하면서 불붙기시작한 이동 통신 사업자 선정경쟁은 그간 제2이동전화사업자로 결정된 선경 에 대한 특혜의혹과 이에 따른 사업권반납 등을 비롯해 정치권의 기류에 휘말리는 등 온갖 불협화음을 남긴 채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1통선경, 2통 포철"의 구도는 하나의 "황금거위"를 놓고 그간 6개재벌그룹 간에 조정될 수 없는 첨예한 대립을 보이자 이를 둘로 늘려 다소 융통성을 마련함으로써 체신부의 의도대로 별 무리없이 결론지은 것이다.

아무튼이번 이동통신사업의 민간경쟁체제구축으로 통신사업의 환경 역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게 됐다.

사실지금까지 국내통신사업의 구도는 한국통신을 비롯해 데이콤.한국이동통신 등 통신 서비스 사업자와 삼성을 비롯해 금성.현대.대우 등 대기업, 그리고 중소통신 업체들로 이루어져 왔다. 이들 업체들은 그간 매년 폭발적 으로늘어나고 있는 국내통신수요의 충족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들어 한.미통신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그간 독점 체제로 일관해온 국내통신 시장이 개방돼 이제는 한정된 내수시장을 국내업체들끼리나눠먹기하는데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경쟁력 에서는 한 수 위인 미국 등 선진국의 통신업체들이 국내 시장 개방을 틈타 내수시장진출을 본격화한다면 이 분야에서의 국내시장의 판도마 저 일거에 뒤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 다. 더욱이 머지 않아 우루과이라운드 태풍이 기본통신시장까지 강타할 경우국내업체들의 자생력은 차치하더라도 이 분야의 국내시장은 외국업체들의 선 점경쟁각축장으로 전략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상황에서 체신부는 더욱 많은 국내 업체들을 통신사업에 참여시켜 외국업체들에 의한 이 분야의 대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이동전화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그간 재계에서 이른바 이통사업을 "황금알을 알을낳는다 는 최대의 이권사업으로 인식, 앞다투어 이 사업에 진출하려 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인 통신시장의 판도가 "유선 통신에서 무선통신으로" "컴퓨터 및통신에서 이를 결합한 정보통신으로" 넘어 가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해 볼 때 그간 통신사업에서 제외된 국내 비통신기업들이 정보통신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이동전화사업에 참여 하는것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기업들의 이같은 분석은 기존 한국이동통신(KMT)의 경영 실적이나 최근의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이 여실히 입증한다.

KMT가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동전화가입자는 지난 84년 첫 서비스 이후 매년 연간 2배씩 성장해 지난 91년 16만6천명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 92 년에는 27만1천명, 지난해 12월 현재 45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이동전화의 성장추세는 유선전화의 경우 최근들어 정체기에 접어들고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추세다. 이통사업의 고속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이동통신의 경영실적이 국내 상장회사중 수위를 차지하는 등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물론이같은 이동통신 분야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오는 2000년 안에는관련서비스 시장만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동통신 사업과 관련된 단말기시장을 포함하면 그간 유선전화에 의해 주도되어온 통신사업이 향후 수년내에 이동통신분야로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이동통신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더욱 많이 이 분야의 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통신사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체신부의 정책의도이기도 하다.

그간국가가 독점해온 통신서비스사업은 이번 이동통신분야에서의 민간 경쟁 체제구축을 계기로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선경의한국이동통신에 이어 이 분야의 신규사업자인 포철이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경우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유치를 위해 통화 품질개선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등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박차를 가할것은 자명하다.

결국이동전화사업을 둘러싼 양사간의 치열한 선점경쟁은 요금인하 경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주파수가 한정된 기존의 애널로그방식에 비해 더욱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디지틀 이동통신 기술 이 상용화 되면 아직까지 서민들이 폭넓게 이용하기에는 값비싼 이동 전화의 대중화 시대를 훨씬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통신분야의 사업권자가 1통 선경, 2통 포철로 결정됐다고 해서 이 분야의 사업권경쟁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이 분야의 사업구도는 앞으로 새로운 변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체신부가 올해안에 새로운 이동통신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무선데이터 통신의 사업권자를 선정할 계획이고 또한 그뒤를 이어서 향후 이동통신 사업 의 판도마저 일거에 뒤흔들 수 있는 PCS(개인휴대통신)사업도 새롭게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현재 시내전화 등 일반통신사업과 이동통신 등 특정통신 사업으로 분류돼 있는 통신서비스사업에 대한 벽이 허물어질 경우 제3통이나 제4통도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제통신서비스 시장은 이통사업의 민간경쟁체제를 계기로 시장개방과 경쟁 체제의 구축으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양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