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가 국제화.세계화시대를 맞아 최근들어 해외사업을 대대적 으로 확대 해가고 있으며 이와 병행해 현지화.토착화작업을 활발히 추진중 이라는 소식 이다. 가전 3사의 해외투자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산업 연구원이 최근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가전3사의 해외 거점은 75개의 해외지사를 비롯해 31개의 생산법인, 39개의 판매법인, 16개의 해외총괄조직등 이다. 또한 해외생산액도 91년 4천3백10억원에서 지난해 에는 1조원에 육박해 연평균 50%씩 성장했으며 이같은 규모는 가전3사 전체생산액의 10%선에 근접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더구나올해들어선 NAFTA에 대응해 멕시코지역 해외투자 법인의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유럽지역에 대해서는 신규투자와 병행해 기존의 진출법인에 대한 추가투자와 구조조정작업을 진행시키고 있고 신시장확보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에의 가전제품생산공장진출을 추진중에 있다.
해외투자범위도종전엔 생산법인진출위주였으나 최근엔 연구법인및 디자인센터등의 거점확보에도 나서는 등 날로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초기의해외투자목적은 선진국의 높아지는 수입장벽에 대처해 우회 수출기지 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높아진 국내임금상승에 대응하기위한 것이 주류였다. 최근의 해외투자는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습득하고 통상마찰에 대응하며 국제 경쟁력을 다지기위한 투자로 선회하고 있다.
요컨대해외 투자는 국내에 산업기반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 자연적으로 또는 기업환경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해 사업을 포기해야할 품목들이거나 시장선점차원에서 전략적 진출이 필요한 품목을 주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해외투자는 국내투자보다도 위험요소를 더많이 안고있다. 미국. 유럽 .동남아등 외국은 우리와 습관.사고방식.가치관이 다르고 법률.세제 등 행정 체계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진출국가의 행정 체계는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으나 생활관습상에서 오는 문제는 현지 경영을 어렵게 만들 수있다. 생활관습상의 문제로 심각한 사태를 겪은 경우는 아직까지는 별로 없으나 앞으로는 이같은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노사 문제는 순수국내기업에서보다 외국기업 또는 외국과의 합작업체에서 심 했다는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아무리 훌륭한 기업경영을 실시 하더라도 생활관습 또는 사회문화면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일본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에서도 일본업체들이 초기진 출단계에 있을 때에는 오히려 산업발전차원에서 바람직하게 보아왔으나 최근해외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잠식도를 높여가자 현지로 부터의 경계심 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를만족시키면서 진출시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현지 실정에 맞는 경영과 상품개발및 마키팅의 전개등이 요구되고 있고 이것이 바로 현지화.토착 화작업을 진행하는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가전3사는경영층에서부터 일반관리직.생산직등에 이르기까지 현지인을 대거 채용하거나 연구개발부문에 현지인을 고용하는 작업을 추진중에 있어 해외현지법인의 향후 운영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음은 물론 UR타결 등에 따른 세계화작업에 가일층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전3사의해외진출과 관련, 일부에서는 해외진출이 가속화되면 그만큼 국내 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산업의 공동화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해외진출품목의 대부분이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잃어가고 있는 품목이 어서 현재로서는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다만경쟁국을 의식해 해외투자를 서두른 나머지 국제경쟁력상실시점을 앞당기는 사태를 야기시켜서는 안된다.
최근우리의 가전산업은 후발국인 중국의 세찬 도전을 받고있고 몇몇 품목은 벌써 중국산에 밀려 세계시장에서의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중국에 대한 투자는 확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막대한 중국시장의 선점효과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우리의 경쟁국중 가장 위협적인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품목을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현지화작업도 현지 진출기업이 궁극적으로 자국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그나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데 주력해야한다. 한국적 경영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현지주재원들의 지나친 간섭 또한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