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거대잠재수요"겨냥 사전분석

가전3사가 중국 현지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거대한 잠재 수요를 갖고있는 중국시장 진출여건이 점차 성숙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의급속한 경제성장과 시장확대등에 비추어볼때 중국시장이 오는 2000년 대에 들어서면 미국과 맞먹는 규모의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그간 중국은 자국시장 개방에 보수적이었고 이것이 가전업계의 대중국진출을가로막아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 직접 마키팅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엿보이고 있고 가전3사는 이를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삼성전자와 금성 사가 현지투자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합작투자에 따른 현지시장 판매비 율이 과거보다 확대되고 있다는 긍적적인 분석 때문.

그동안은합작투자를 통한 현지생산이라고 해도 수출의무비율이 대부분 70% 선에 달해 가전 3사가 의도로 하는 현지투자 진출과 상당한 괴리를 보였으나한국 업체로부터 기술 이전을 원하는 중국측이 이를 완화하는 추세를 보이고있는 것이다.

즉,중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뿌리내리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게 가전 3사의 분석이다.

특히중국이 GATT (관세 무역 일반협정)에 곧 가입하게 될 것으로 보여 중국 시장 공략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독자적인 판매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전3사의중국현지 투자진출과 OEM생산, 기술수출 등 최근 벌이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은 이처럼 현지시장에서 마키팅을 펼칠 수 있는 호재들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중국에 관한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금성사는 최근 "중국 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규정한 대중국시장 진출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수면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현재 추진중인 컬러TV와 VCR의 현지합작 진출의 경우 내수 판매 비율을 최대한 높게 따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고가제품 생산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이 공장에서 생산 하는 제품을 단순한 우회수출용의 저급모델이 아니라 고급모델쪽에 주력해 중국 시장에서 의 고가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간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서는 현지유통망의 구축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는데 당장은 합작 법인인 SVA사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나가면서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 하는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또한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 공략을 최종 진출목표로 삼고 있는데최근 계약체결한 컬러TV 합작투자의 경우 첫해에는 30%, 그리고 이듬해부터 50%까지 내수판매할 수 있는 조건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이미 중국에서 VCR를 생산 개시했는데 컬러TV의 생산과 때를 같이해 현지 판매망 및 서비스망을 본격적으로 갖추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즉, 금성사와 마찬가지로 중국측이 판매법인 설립을 허용하자마자 자체 판매망을 구축해 적극적인 현지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이다.

금성사와 삼성전자는 또 부품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부품업체들과의 동반진출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현지 투자에 따른 효과를 증대시키고 내수시장 공략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전자는현재 카오디오 외에는 현지생산을 위한 합작투자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 현지업체와 냉장고 OEM생산공급 및 공기방울 세탁기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서 보여주듯이 점진적인 현지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전3사의현지 진출과 기술수출등 대중국협력은 특히 이달말로 예정돼 있는김영삼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