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통신시장 구조개편 방향"을 놓고 한국통신 (KT) 등 이해당사자는 물론 정보통신산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체신부가 지난해말 통신사업에 전면적인 개방 및 경쟁체제를 구축 하겠다고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된 구조개편 작업은 이번 통신개발원이 정책연구과제의 형식으로 구조개편에 대한 기본골격을 마련, 그 모습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물론 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구조개편이 추진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체신 부가 대외개방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90년에도 국내통신사업을 일반과 특정통신사업으로 분류, 특정통신사업 전부와 일반통신 사업 일부에대해 경쟁도입을 추진했었다. 그 결과 국제전화의 경우 KT에 이어 데이콤,이 동통신의 경우 한국이동통신(KMT)에 이어 제2이동통신사업자가 선정되었다.
그러나지난 90년에 단행된 통신사업 구조개편은 국제전화나 이동통신 등 대 외개방서비스에 대한 제한적인 경쟁체제인데 비해 이번의 구조개편작업은 모든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전면적인 경쟁체제의 구축이란 점에서 비교된다. 여기에다 향후 통신서비스시장을 주도할 PCS(개인휴대통신) 등 차세대 통신인 신규서비스까지 이번 구조조정작업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는통신서비스 분야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까운 시일내에 기본통신시장 등모든 통신서비스로 확산됨에 따라 이제는 그간의 독점체제를 유지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신부도 이번 기회에 통신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가능한 한 모든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빠른 시일내에 경쟁체제를 구축 이 분야의 대외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책 의도이다.
이같은상황에서 KT를 비롯해 데이콤.KMT 등 통신사업자들은 이번의 통신 사업 구조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느냐는 여부에 따라 향후 이 분야의 판도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관련사안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중가장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문은 시외전화의 경쟁체제도입 여부. 언뜻 보기에 KT나 데이콤 등은 이구동성으로 "시외전화의 경쟁도입은 바람 직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의 추진시기와 방법 등 세부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첨예하게 대립된다. KT는 "선요금조정-후경쟁도입"을, 데이콤은 "시장 개 방전 경쟁도입"을 각각 주장하는 등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여기에 KMT도 유.무선전화사업의 영역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우리도 시외전화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고, 한전 등 자가통신설비보유업체들도 이번이 시외전화 사업 진출의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연간2조 억원을 웃도는 시외전화사업을 놓고 KT의 수성에 데이콤을 비롯해KMT 한전 등의 공략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개발원도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번의 구조조정작업에서는 시외전화 경쟁도입에 대한 방안 으로 *독점체제 유지 *경쟁도입시기를 대외개방과 연계 *즉시 경쟁 도입 등 3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기존의유. 무선 전화의 사업영역을 없애는 방안을 놓고 KT의 반발도 만만치않다. 이번에 통신사업 구조 조정을 전면 실시하는 이유가 바로 외국의 통신 사업자들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이들과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거대통신 사업 자인 종합통신사업자의 육성이 시급하다며 이번에 단지 일반통신사업과 특정 통신사업의 영역구분을 없애는 것은 이같은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데이콤 등은 기간통신사업자를 종합.전문으로 구분할 경우 종전처럼 KT의 독점적인 사업위치만을 고수케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팽팽히맞서고 있다.
이번통신사업 구조조정 방안에서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PCS분야. KT는 통신개발원이 발표한 방안대로 전국을 사업영역으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1~2개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데 이콤역시 PCS사업은 향후 시내전화를 보완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공공성과 전국적인 기간통신망을 보유한 통신사업자가 사업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한 KMT의 반발도 거세다. PCS는 무선망이 진화되는 형태로 추진 되어야 하며 사업자 수도 2개의 전국사업자와 수도권 및 지방에 각각 1개의 사업 자 등으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이동통신 등 제2무선호출 사업자들도 통신사업의 서비스영역이 철폐된 상황에서 기존의 삐삐에 이어 서비스의 다양화를 위해 CT-2(발신전용 휴대전화 .무선데이터.PCS 등 새로운 이동체통신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및 특정통신사업에 대한 영역구분이 허물어지는 것을 계기로 KT를 비롯해 데이콤. KMT.제2무선호출사업자 등 통신사업자간의 사업영역을 놓고 난마 처럼 얽혀 쉽게 해결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삼성등 통신설비제조업체들도 이번이 통신서비스사업에 참여할 수있는 적기로 판단, 현행 설비제조업체들의 지분참여 제한이 상당부분 완화되 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아무튼이번의 구조조정 작업은 체신부가 오는 6월까지로 예정한 최종 확정( 안)이 마련될까지 통신서비스업체들은 물론 통신설비제조업체, 통신 사업 참여업체들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