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멀티미디어사업 현안문제

21세기에는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사라지고 정보를 얻기 위한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멀티 미디어가 주요 선진업체들의 전략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로인해국내 전자 관련 대기업들의 멀티미디어 사업이 방향을 잃고 있는데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금성사삼성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전자관련 대기업들은 미국 일본 유럽 등지의 선진 업체들이 상품화하고 있는 멀티 미디어에 대해 경쟁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대화형CD, VOD(주문형비디오), 3DO, 비디오CD, 멀티미디어PC 등 각종 멀티미디어 시스팀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채 외국업체의 전략에 말려들어 사업이 혼선을 빗고 있는 국면이다.

전자관련대기업들은 당초 멀티미디어사업에서 무게중심을 대화형CD로 정했으나 최근엔 전략품목이 사라졌다.

대화형CD를전략 품목으로 정하고 플레이어 개발과 판매를 서둘러 왔던 금성 사의 경우 총체적인 검토없이 멀티미디어부문의 전략품목을 VOD로 변경했다.

네덜란드필립스가 개발한 대화형CD가 일본업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시장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단말기에 대해 부분적인 기술만 을 가지고 있는 VOD를 멀티미디어의 주력품목으로 정한 것이다.

VOD는대화형TV의 전단계로 이를 상용화하면 프로그램 제작자와 정보 통신망 을 통해 이를 서비스하는 서버업체가 대부분의 이익을 챙긴다.

단말기인셋톱박스를 공급하는 업체는 서버업체에 종속되고 시장 자체도 좁아 미국이나 일본업체들도 전략품목으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도수년동안 연구개발작업을 진행해 왔던 대화형CD에 대해 아직까지앞으로 이 사업을 전개해야 할지에 대해 결정을 미루고 있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마쓰시타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3DO에 대해선 장미 빛 청사진을 가지고 상품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삼성전자 내부에서 조차 3DO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3DO는미국의 3DO사가 개발한 것으로 일본 마쓰시타 등이 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는데 마쓰시타측이 현재까지 4만여대를 판매했다는 발표와 달리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화질면에서도 기존의 미디어 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더욱이3DO사업을 전개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금성사가 미국 3DO사로부터 기술이전부문에서 찬밥신세인 것으로 알려져 사업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두회사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멀티미디어사업을 총괄적으로 추진하는 전담팀을 구성했으나 당초 목적과 달리 이 팀들이 개별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금성의하이미디어실은 3DO사업을 전담하고 있고 삼성의 멀티미디어추진실은멀티미디어PC 등 컴퓨터에 기초한 멀티미디어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전자나대우전자의 경우도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해선 감조차 익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전자는가전시장 참여의 신호탄으로 첨단 멀티미디어분야를 선정하고 대화형CD 등의 상품화에 나섰으나 현재는 비디오CD사업에 몰두해 있는 입장이 다. 대우는 멀티미디어사업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반면, 다른 업체들의 시장 개척 상황을 보고 사업에 참여한다는 안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관계자는 이와관련, "국내업체들은 멀티미디어와 관련한 원천 기술 이 없어 미국이나 일본 업체에 종속되는 것은 피할수 없는 현실이지만 각 사별로 선진업체의 멀티 미디어 전략을 파악하고 분석해 독자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그는또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정부에서도 멀티미디어의 중요성을 빨리 인식하고 기업에 대한 종합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