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업체들의 해외투자 성공조건은 투자 이전의 철저한 현지조사와 현지 인력관리 그리고 장기적인 투자안목이 필요하다. 국내 임금의 급상승 때문에장기적인 계획없이 현지투자를 하는 소위 "임금따먹기" 식의 진출은 금방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그래서다른 경쟁업체를 의식, 무분별한 해외투자를 추진했다가 현지 고용인 과의 갈등을 빚거나 공장을 폐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점에서 대우전자의 멕시코 컬러TV공장(Delme.) 은 철저한 경영관리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멕시코시티산루이스에 위치한 대우전자의 컬러TV 공장은 지난 90년 12월 설립됐다. 대우전자의 단독출자로 설립된 이 공장은 규모면에서 결코 다른 업체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대지5만평, 건평 1만1천3백평에 조성된 컬러TV공장의 설립투자금액은 1천만 달러에 이른다. TV의 생산규모도 연간 60만대나 된다. 종업원수는 파견 인력 10명을 포함, 2백여명 정도다.
이와비교해 동남 아시아 생산 거점인 미얀마와 유럽지역을 커버하는 프랑스 독립국가연합(CIS) 우즈베크의 현지TV공장들의 연간 생산량은 40만대 이하에불과하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멕시코의 컬러TV공장은 대우전자가 의욕적인 중남미지역 시장공략에 맞춰 설립한 "전략공장"이 분명하다.
그러나공장설립 초창기에는 정상화가 요원했다. 현지 고용인들의 이직률이 15%에 달해 1년동안 30명에 가까운 인력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종업원들의 결근율도 18%나 돼 종업원들이 모두 출근하는 날이 별로 되지않을 정도였다.
현지 종업원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전근대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애를 먹었던것이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멕시코 컬러TV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일단 한번입사한 사원들은 여간해서 그만두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출근시간보다 몇십분씩 일찍 나온다. 작업중의 잡담 등 비효율적인 요소를 스스로 자제하고 생산성 높이기에 온갖 신경을 다 쓰고 있다.
물론이러한 변화는 업무의 목표달성에 따라 성과급 주급제를 실시하고 있는것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인의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애써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대우전자는본사의 탱크주의에 바탕을 둔 공장품질혁신운동을 전개, 제품 생산의 효율화는 물론 파견 직원들과 현지 근로자들의 일체감을 조성해 원만한 노사관계를 정립하는데 경영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결과 지난해 30만대의 컬러TV를 생산, 멕시코를 비롯해 칠레 아르 헨티나 미국 등지의 현지판매법인을 통해 대우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한마디로 중남미지역의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대우전자 멕시코 공장의 향후 계획은 의욕적이다. 수년내 컬러TV의 생산규모 를 2백만대로 확충, 미국을 포함한 중남미지역의 명실상부한 생산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중 생산규모를 7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