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반도체(ASIC)를 비롯한 비메모리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반도체산업 자체는 물론 시스팀산업의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업 체들도 체질강화를 위해 전천후 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쏟고 있기는 하지 만 대부분 "규모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어 실제 ASIC산업의 초병인 중소세트 업체들에게 신경을 써줄 여유는 없어 보인다. 대학이나 연구소등의 ASIC시설 들이 있기는 하지만 우선 시설면에서 태부족한 데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기 들이 의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12, 13일 이틀간 상공자원부 주최로 럭키금성 인화원에서 관계기관 및 업계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비메모리 산업육성을 위한 워크숍"에서는 ASIC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방안 이 폭넓게 논의됐다. 열악한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산업체와 수요업체 간, 학계.연구계와 산업체간, 그리고 정부와 민간간의 갈등도 적지않게 표출 됐지만 "이대로는 안된다" 는 상황 인식과 이의 타개를 위해서는 인력양성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워크숍에서 도출된 사항들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국내 ASIC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상 -국내 ASIC 생산환경 전반적으로 열악하다.(수요업체입장) 삼성.금성.현대 등 국내에서 ASIC을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소자업체들은 흔히 자사의 ASIC사업 능력이 설계나 생산 프로세스, 생산능력면에서 세계 수준에 올라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또한 중소 수요업체들을 위해 ASIC툴을 사용하게 하거나 자사가 개량한 설계 킷도 지원하는 등 중소업체들이 쉽게 ASIC 에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말도 대부분 공통적으로 들을 수있다. 그러나 실제 중소시스팀업체들, 특히 발빠른 움직임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부품의 ASIC화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국내 ASIC설 계 및 생산기술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중소업체의 입장에서는 될 수 있는 한 시간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내의 ASIC설계 및 생산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중소보드.시스팀 생산업체 7사의 "고생담 "을 들어보면 상황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7사는국내유수의 반도체생산업체인 A사에 ASIC 수천개를 생산의뢰하는 과정에서 국내 관련산업의 현상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전반부설계를 마친 제품을 ASIC으로 칩화하는 과정에서 설계상의 시행 착오 및 생산프로세스의 불안정등 제반문제들로 인해 이 회사는 당초 예정했던 날짜를 훨씬 넘겨서, 그것도 주문한 양에 미치지 못하는 물량만을 받게 됐다.
A사로부터 이 회사가 배운 것은 "ASIC툴 사용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오히려 발생하는 문제를 이 회사 관계자가 해결해준 적도 있었다. 또 A사의 설비들을 이용하려 해도 그 회사의 업무시간내에 활용할 수밖에 없어 이용에도 한계를 느껴야 했다.
결국이 회사는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툴을 사기로 결정했다. 중소 기업으로서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때에 따라서는 밤을 새워서라도 일을 앞당겨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비용 부담은 되지만 자체툴을 가지고 있으면아무래도 제품개발기간을 한층 앞당길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회사는 그이후 주문시에는 게이트 어레이 방식으로 주문을 의뢰하는 한편같은 제품을 스탠더드셀 방식으로 제작해달라고 이중으로 오더를 냈다. 이유 는 물론 비용이 이중으로 들더라도 "하나만이라도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 감때문이었다. "아이디어에 승부를 거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기획제품의 성공 여부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끼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복해서 주문을 냈다." 다행히 먼저 의뢰했던 제품이 큰 차질없이 나와 두번째 주문 했던 제품은 모두 폐기처분했다는 7사. 사장의 말은 중소 ASIC수요업체들의 입장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컴퓨터관련보드나 유관시스팀은 대부분 마이크로프로세서나 MPEG 등 핵심이 되는 부품과 기술은 공급업체로부터 제공을 받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의 성능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아는 사실이다.
나머지부분을 얼마나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구성해 내느냐에 따라, 사용자 가 편리하도록 꾸미느냐에 경쟁력이 좌우되는데 이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ASIC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따라서중소 업체들로서는 경쟁업체가 제품을 내놓기 이전에 시장을 선점키 위해 ASIC을 적기에 적정물량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ASIC 관련업체들이 설계나 프로세스 면에서 중소업체들의 이같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