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김광호)가 국내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하이엔드 오디오분야의 일본 유력 업체인 럭스(LUX)사를 인수한 것은 그동안 일본 그늘에 가려 수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당해온 국내기업들의 이미지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WTO체제 출범이후 다변화되는 시장에서 기업인수나 합병이 기업의 경쟁 력 확보를 위해 시급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일본기업인수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인수 배경에는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초일류화전략의 하나로 이루어진것으로 삼성전자가 나름대로 오디오등 AV부문에 투자해온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회장은지난해 삼성그룹의 질경영선언과 관련한 LA.동경.프랑크푸르트회의 에서 이례적으로 삼성 전자의 오디오제품에 대해 음향기술과 음질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음향기기사업부의 손익에 관계없이일류제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함으로써 삼성전자가 과감한 투자를 시도하게 된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삼성측은 세계최고 품질의 제품을 개발한다는 개념에서 하이엔드 오디오제품 개발전략을 수립, 국내 오디오평론가를 중심으로 8명의 자문위원 을 위촉하고 국내 AV업체를 상대로 기술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이엔드오디오의 본고장이기도 한 영국.프랑스.독일 등에전문기술인력을 파견하는 등 하이엔드오디오로의 방향전환을 시도해 왔다.
이과정에서 삼성 전자는 하이엔드오디오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미마드리갈사 의 마크 레빈슨 등 2~3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브랜드 인수작업을 벌여 왔으며그 와중에서 엔고영향 등으로 자금압박끝에 지난 86년 부도를 내고 카오디오 전문업체인 알파 인사로 경영권이 넘어간 럭스사를 인수 대상으로 삼아 지난2월말부터 인수작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인수한 럭스사는 지난 1925년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인 하야가와씨에 의해 설립된 69년 전통의 진공관앰프 전문업체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오디오생산업체이며 이 회사의 럭스맨 브랜드는 국내외 오디오매니아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87년 알파인사로 흡수된 럭스사는 알파인의 주장에 따라 한때 럭스맨브 랜드 대신 알파인럭스맨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 판매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90년 들어 또다시 럭스맨브랜드로 판매를 재개, 최근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오디오업계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간판급회사로 알려져 있으며진공관분야에서 하이엔드오디오의 대명사인 미매킨토시사의 남성적인 사운드 에 비해 여성적인 사운드를 재현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70년대에 들어 전통적인 진공관 오디오에 트랜지스터기술을 접목시킨 트랜지스터 앰프를 생산 해왔으나 이것이 경영악화를 초래, 결국 삼성전자에 인수당하게 됐다.
삼성전자는알파인의 경영포기방침에 따라 럭스사의 대주주인 일알파 인사의 보유주식과 재무내용개선 및 자본확충을 위해 증자되는 주식 1백62만9천주와 제3자 할당증자시 주식 7백만주를 전량인수하고 회사 재건을 위해 알파인이 삼성이 부담해야할 25억엔의 채무를 대신변제하는 등 유리한 조건으로 경영 권을 인수하게 됐지만 일반 범용 오디오제품과는 달리 상당한 인내심과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하이엔드오디오시장에서 알파인사의 전철을 밟지 않고 투자 를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물론삼성전자측의 주장대로 *럭스사의 최상급 하이파이상품과 럭스맨 브랜 드 이미지를 활용, AV제품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럭스사의 기술력과 일본식 경영 노하우와 자사 생산기술력, 판매망조직을 더해 AV사업을 국제화 한다는전략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회사 자체가 일본업체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다 럭스맨 브 랜드를 등에 엎은 이중브랜드전략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게 될는지는 국내 자사 오디오사업의 구조개편을 서두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어쨌든 삼성전자가 상장기업이자 일본오디오업계의 자존심이기도했던 일럭스 사를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일본전자업체들의 위세에 기죽어온 국내전자 업계 에게 통쾌한 선물임과 함께 침체일로에 있는 국내 오디오업계에 신선한 충격 을 가져다줬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가전부문 세계 2위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게 내세울 만한 하이엔드 오디오제품이 없는 국내현실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럭스사 인수는 국내 전자 업계에 남다른 의미를 던져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