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국산화 "선봉장"

반도체장비 국산화의 선두주자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래산업 정문술 사장(57) 이 24일 5월의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는 외국기술의 제휴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장비인 "테스트핸들러"를 완전 국산품으로 개발, 지난해부터 삼성 전자.금성일렉트론.현대전자 등에 납품해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온 공로 를 인정, 중소기업인상을 시상했다.

미래는올해에는 TI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등 국내외 반도체업체에 대한 판매 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3백% 이상 증가한 2백50억원의 매출을 계획 하고 있으며 예상 대로라면 국내 반도체장비 생산업체중 단연 선두로 올라설전망이다. 미래의 이같은 성공은 정사장을 비롯한 이회사 직원들의 국산화에 대한 집념 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따라서 한층 더 값진 국산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18년간의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43세의 늦깎이로 장비사업에 입문한 정사장 은 반도체 조립 공정에 사용되는 "리드프레임 매거진" 등을 생산해오다 89년 부터 삼성의 협조 아래 테스트 핸들러의 개발에 착수한다. 테스트 핸들러는제조 공정이 끝난 반도체 완제품을 전기적 시험을 통해 양. 부를 판정, 특성 등급에 따라 8등급으로 분류하는 고부가가치 장비로 당시만해도 전량을 수입 에 의존해오던 터라 반도체생산업체의 국산화 요구도 높아 개발 유인이 강했다. 시행착오와 이에따른 고충도 적지않았지만 정사장의 기술개발 및 우수인력확보에 대한 우직스러운 투자와 삼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미래는 91년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한다. "삼성이 기술지원은 물론 계약금의 30%를 선지급 하고 제품 납품시에도 입고만 하면 제품의 성능을 심사하기도 전에 60%의 대금을 지급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이 외국 업체들의 도움을 받지않고 제품을 국산화 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정사장은 말한다.

제품이개발된뒤 일본 등 기존 공급선들의 파격적인 가격인하 공세도 사업 초기단계에 있는 미래를 괴롭혔다. 특히 일본의 어드반테스트를 비롯한 기존공급업체들은 미래가 테스트핸들러의 국산화에 성공하자 기존 공급가격(30만 달러)의 45%선을 제시하는 등 미래의 시장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 들었다. 그러나 국내수요업체의 의지와 미래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결국 일본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에 삼성전자 등에 지난해부터 제품을 본격공급할수 있게 됐고 사업 확대에 따라 지난 1월에는 그동안 세들어 있던 부천공장에서 천안 공단에 건설한 자체 사옥과 공장으로 대대적으로 확장이전했다. 1백37명의 직원중 한명을 제외한 모두가 현지로 이주한 것은 장비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래의 이같은 성공의 이면에는 수요업체의 적극적인 보살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사장의 기술 개발에 대한 억척스러운 집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사장은"앞으로 기업세계에서 2류는 소용없고 오직 1류만이 살아남는다.

1류가되려면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우수인력 확보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실제 미래의 경우 1백37명의 인력중 27%인 37 명이 연구개발 인력 이고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5~20% 에 달한다.

미래는현재 새공장에서 한번에 64개의 메모리 IC를 테스트할수 있는 최첨단 테스트 핸들러를 6월말 시제품 제작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정사장은"이제품이 개발되면 테스트 핸들러에서 세계적인 기술 우위를 갖게되며 선진국에서 반도체장비를 무기화하더라도 검사기계만큼은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