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시밀리 내수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한 것이 "호황"때문인가 아니면 업체들간 "과열경쟁"때문인가. 요즘 팩시멀리업체간 시장상황을 놓고 이같은 논쟁이 일고 있다.
주요FAX업체들의 영업 및 상품기획담당자들은 올들어 각사가 잇따라 발표한 1.4분기 및 2.4분기중 4, 5월 두달동안의 내수판매실적이 당초 예상했던 수치를 계속 크게 웃돌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지난 1.4분기의 경우 업계가 당초 예상했던 시장규모는 4만대에서 많아야 4만5천 여대였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점을 감안해 최대한 늘려잡은 예상치다.
그러나지난 4월중순께 주요 FAX업체들의 내수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5만대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만해도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경기가 예상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일각에선 내수 경기가 다소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로 인한 업체들의 제살깍기식 덤핑판매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별관심을끌지못했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2.4분기가 지나봐야 시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지만 2.4분기들어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2.4분기들어4월과 5월 두달동안의 주요 업체들의 내수판매실적을 집계한 수치가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그것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당초 2.4분기이후 월평균 판매량이 1만 5천대 수준에 머물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2만대를 훨씬 넘어버린 것.
실제 5월말 현재까지 이들 5대 업체들의 FAX 총판매량은 9만3천여대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6만여대보다 평균 55%나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추세 라면 올 상반기까지 FAX 내수규모는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10만 대를 훨씬 웃돌아 12만여대에 이를 전망이다.
FAX내수경기가 예상외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확대를 위해 저가 홈팩스기종을 앞세운 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이 올들어 자영업체 소규모사무실 개인사용 자등의 신규수요및 교체수요를 유도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내수경기회복과 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이 맞아떨어져 내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내수시장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
이들은 대부분 1.4분기이후 연초에 수립했던 계획을 수정하면서 올 상반기 시장규모가 8만대에서 많아야 10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올들어FAX 내수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몇몇 업체들이 최근의 시장상황을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는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미명하에 실제 시장 수요보다 많은 물량 을 마구 일선 유통대리점에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최근의 시장상황은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들의 제살 깎기식 판매경쟁이 빚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이같은추세가 하반기로 이어질 경우 일선 유통대리점들의 재고는 감당할 수없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 뻔하며 이에 따른 덤핑판매가 또다시 시장 질서 를 혼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경쟁사를 의식해 자사의 내수판매실적을 실제와 달리 다소 부풀려 발표한 결과 실제 시장규모보다 업체판매실적이 많게 집계된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또"일부 저가 홈팩스시장의 경우 다소 과열양상을 띠고 있으며 최근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보통용지팩스분야가 올들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장전체가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업체들도 이 진단에 동의하고 최근의 FAX내수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의 시장점유율 확대경쟁이 그 어느때 보다도 치열해 이시장이 "활황 이냐 과열이냐 하는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